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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유학, 특히 성리학에서 다루는 철학적 개념을
그야말로 공리공론 뜬 구름 잡는 소리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성리철학은 그렇게 만만한 철학이 아니다.
공리공론으로 치자면야 막시즘 만한 것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막시즘이 만만한 철학이냐 하면 그것이 전혀 아닌 것과 같다.
성리철학은 막시즘 만큼이나 고도화한 철학이고,
초기 교회를 만든 유학자들 정도 되면 이 사람들은 고도의 막시즘으로 무장된
좌파 철학자 정도 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집단으로 교회로 투신하여 들어간 셈인데
이를 단순히 성령이나 유학에 대한 염증으로 돌려버리면 끝날 일인가 그 뜻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다산이 천주교 근방에서 어른거리다 사라진 이유를 정확히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초기 교회를 연 사람들은 기독교도이기도 하지만 성리학자이기도 하다.
그 사람들은 성리학을 버린 사람들이 아니라는 뜻이다.
설사 그 안에 성리학과 기독교 양자택일의 순간이 다가와 후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이들에게 있어 출발점은 성리학과 기독교는 원래 대척점에 선 반대개념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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