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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말로는 교유에 교류, 실제는 전파에 시혜

by taeshik.kim 2019.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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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성동 고분군 91호분 출토 4세기 무렵 이모가이 마구 장식(오)과 현재의 이모가이.


역사학이라 범칭할 만한 학문분야에서 교유 혹은 교류라는 문제는 그네들이 차리는 단골밥상 중 하나다. 

역사학, 고고학, 미술사, 건축사 등등에서 이 교류EXCAHNGE는 그만큼 인기가 높은 상품이라 스테디셀러라 할 만하다. 

그 양상을 보면 대개 다음과 같다. 

A라는 지역에서 보이는 문화요소가 그와는 상당한 혹은 인접한 지점에 위치하는 B지역에 나타난다. 

그 문화요소는 크게 문물文物과 문헌기록 두 가지로 나뉜다.

물론 그 두 가지로 범주화하기 힘든 영역도 있으니, 문화재 개념을 적용한다면 무형적 요소가 그러하다. 

이에 착목한 저들 범역사학은 그 공통하는 요소를 분류 배열한 다음, 연대 판정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A지역의 그것이 앞선 것으로 드러나면, 곧장 화살표를 그려댄다.

A에서 B로 향하는 화살표 말이다. 

문화교류사 상당수는 이걸로 끝난다.

물론 개중에는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렇게 A에서 전래한 문화요소가 B 지역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주목하기도 한다.

이건 그나마 전자에 비해서는 한 단계 발전한 연구라 할 만하다. 


춘천 율문리 凸자형 주거지 출토 이른바 낙랑계토기.


한데 이 두 경우 모두 학문의 진정한 탐구대상인 다음을 해명하지 못한다. 

So shat?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그림만 그렸기 때문이다. 화살표만 그렸기 때문이다. descriptive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것을 발판으로 explanatory research로 나아가야 하는데, 문턱만 어슬렁거리다가 만 꼴이다. 

이런 descriptive는 개돼지도 3년만 교육하면 한다. 

왜?

현상의 기술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파악한 한국 범 역사학계 문명 문화교류사는 거의가 저에서 벗어나지 아니한다. 

교유 혹은 교류란 무엇인가? 상호작용이다. 

한데 저와 같은 descriptive는 그 자체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으니, 그것이 교유 혹은 교류라 했지만, 실제는 문물과 문화의 일방적인 전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성향은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농후하게 나타나거니와, 

이런 교류사에서 흔히 비교대상이 되는 지역이 중국대륙과 한반도, 한반도와 일본열도, 혹은 중국대륙과 일본열도가 그것이다.

물론 중국을 떼어내서, 북방을 넣기도 하고, 남방 해양을 넣어 고찰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지만, 저들 비교지역을 보면 문화가 일방적인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다대하다.  

전근대에 국한할 적에 특히 더 그렇다.

중국에서 문물 혹은 문화가 일방적으로 한반도 혹은 일본열도로 쏠리는 현상이 짙지, 그 반대현상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있다 해도 그 영향은 대륙을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어서 대부분 그 크기는 미미하기만 하다. 

역사시대 고고학에서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정을 볼 때도 이런 일방적인 흐름은 다대하거니와,

물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매양 이 친구들이 증거로 들이대는 것이라곤 하지키니 스에키니 이모가이니 하는 쪼가리 몇 개가 있고,

근자에 들어서는 공주지역 백제시대 공동묘역에서 드러난 이른바 횡혈묘를 '역수입'의 대표상품으로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으로써 교유를 논하기에는 역부족을 면치 못한다. 

이런 성향은 마침내는 "우리가 일본에는 준 것만 있지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당당한 선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반도 자체 내에서도 이런 일방적인 문화전파주의는 특히 낙랑과 관련해서 무지막지하게 나타난다.

낙랑 위치가 평양이니 아니면 요서니 하는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역사학이건 고고학이건 뭐건 가릴 것 없이

그네들이 교유를 한다고 표방하면서도 그네들이 정작으로 제기하는 글은 100편 중 99편이 문화전파론에 지나지 않는다. 


경주 호우총 출토 호우. 고구려에서 들어온 것으로 본다.


무슨 한반도에 낙랑이 준 문화영향이 그리도 크고 많은지, 이 친구들 연구성과란 걸 보면, 기가 찰 정도다. 

교유를 표방했지만, 실제는 전파에 지나지 않은 이런 문화론은 실은 사대주의다. 

그네들이 말하는 전파는 실은 '시혜'인 까닭이다.

내 말이 틀린 지는 낙랑 관련해 무수하게 쏟아낸 논문들을 보라!

그 전부가, 모조리 시혜론이다.

철기문명 보편화도 낙랑 영향이라 하며, 정치체 등장도 낙랑 때문이라 하며,

하다 못해 무슨 토기조차 낙랑 영향을 받아 신기술이 등장했다고 한다. 

개돼지도 3년만 훈련하면 하는 연구가 빚어낸 처참한 결론이 문화전파론이며, 문화시혜론이다.

이는 신판 사대주의일 뿐이다. 
(시간이 없어 중간에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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