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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말이산 고분군은 왜 발굴했는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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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문화재청 홈피에서 문화재위 최근 회의록을 열람했다. 사적 분과를 골랐더니 최신판이 2017년도 문화재위원회 제5차 회의록이다. 이번 문화재위가 새로 선임되고 난 뒤의 첫 회의였다.

회의는 2017. 5. 24 (수요일), 14:00~19:50 원주 한솔오크밸리 리조트 퍼시몬홀에서 열렸다 하며, 출석위원은 이재범, 박광춘, 박소현, 유재춘, 이경찬, 이승용, 이영식, 이재운, 이종욱, 임승빈, 최성락, 한필원, 홍준형의 13명이라 하니, 거의 전원 참석인 듯하다. 역시 첨이라 출석률 좋구만.

그에서 다룬 네 번째 안건이 안건번호 사적 2017-05-004이니, 제목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노출전시관 건립'이다. 우선 제목이 솔깃했다. 그러면서 회의록을 죽 내리면서 그 결정 사안을 보기도 전에 나는 이런 생각했다. 

"또 보류겠구만"

 

경남발전연구원이 조사 중인 말이산 고분군 2014. 7. 16

 

한데 진짜 보류였다. 내가 왜 보류라고 생각했겠는가? 내가 지금껏 본 문화재위원들 생각이 언제나 그랬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양 매장문화재 보호를 구실로 해당 매장문화재에는 그 어떤 손상도 가면 아니 된다 하고, 그래서 매양 하는 일이라고는 흙 덮고 잔디 엎어 보존하는 것이 최고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말이산 고분군에도 그 내력이 관철되었는지는 나는 자신은 없다. 어떻든 그 내력을 보니, 함안군 소재 사적 제515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노출전시관 건립를 위해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한 사항을 부의했으니, 그 제안 사유에 대해, 

"말이산 6호분의 1:1 재현전시로 아라가야의 특징적 고분구조와 봉토축조의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는 노출전시관을 건립"이라 했으며, 그 주요내용을 보면 야읍 도항리 527번지 일원에 존재하는 말이산 고분군 중 이미 발굴조사가 끝난 고분 중 6호분을 그대로 노출하여 1:1 재현 전시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결 사항은 

"보류 - 현지조사 후 재검토"

였다. 말이산 6호분은 이미 발굴조사가 끝나 속에 있는 내장은 다 끄집어 낸 빈 깡통이다. 그걸 노출해서 보여준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래 저 전시관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니 안 이루니 한다고 치자.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면, 조건부 가결을 하면 되는 것이다. 전시관을 추진하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관리감독을 받는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왜 실제 고분을 노출하지 못하는가? 말이산 고분군 발굴조사는 왜 했는가? 안 봐도 뻔하다. 정비학술 활용 차원에서 했을 것이다. 발굴하고 내장 다 빼내고 다시 봉분 입혀 그걸 보라고 발굴했던가? 그럴 거 같으면 왜 발굴했느냐? 보여주지도 않을 거 보물 캐기밖에 더 했느냐? 보물캐기 하려고 발굴했던가?

유적 현장에는 그 어떤 것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저런 사고방식 자체를 박멸해야 한다. 보여줘야 한다. 무덤 속 보여줘라. 빈깡통을 내장 가득한 통조림통으로 만들어얄 거 아닌가?

보아 하니 말이산 고분군 중에서도 외지게 떨어진 곳이라 해서 6호분을 골랐나 본데, 이 발상도 바꿔야 한다고 본다.

가장 중심되는 공간을 차지한 가장 큰 고분을 골라서 그곳을 전시관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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