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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말 채찍 되어 그대 팔뚝에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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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102)


절양류가(折楊柳歌) 


 북조 민요 / 김영문 選譯評 


뱃속 가득 수심으로

우울하나니


우리 님 말채찍

되고 싶어라


들고 날 때 팔뚝에

매달려 있고


걷고 앉을 때 무릎 곁에

있고 싶어라


腹中愁不樂, 願作郞馬鞭. 出入擐郞臂, 蹀坐郞膝邊.


BTS의 노래 「봄날」을 들어보자.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의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드라마틱스(Dramatics)의 「고마워요」는 어떤가? “생이 끝나는 날도 늘 곁에 있을 나란걸” 예나 지금이나 세상 노래의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 주제는 ‘사랑’이다. 옛날에는 떨어지기 싫은 사랑을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하기도 하고, ‘비목어(比目魚)’에 빗대기도 하며 그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위의 시에서는 북조(北朝) 민요의 가사답게 내 님의 ‘말채찍’이 되고 싶다고 노래한다. “말 위에서 태어나 말 위에서 죽는다”는 몽골족 습속이 떠오른다. 말을 타기 위해서는 말채찍이 필수 도구다. 자동차 핸들에 비견할 수 있겠다. 사냥이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떠나는 낭군을 따라가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기동성이 생명인 사냥이나 전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항우처럼 모든 군대를 통솔하는 대장군이라면 물론 예외다. 따라서 우리 님의 말채찍이 되고 싶다는 표현은 매우 절실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다.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더욱 애절하다. 하지만 세월은 이미 1500년 이상 흘렀다. 요즘 만약 “나는 네 말채찍이 되고 싶어”라고 사랑을 고백한다면 틀림없이 “헉, 이 무슨 변태야!”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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