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에 사람들은 한국인의 감정을 곧잘 투영한다.
그래서 한우는 한국인의 얼굴을 가졌다고 이야기 하거나,
한국의 자연을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는 사실 생각만큼 오래된 가축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세월을 한국인과 같이 살았을 것 같지만
청동기시대에 사육소가 한반도에 있었을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게 정확한 팩트다.
확실한 것은 대략 2000년 전 경에는 아마 들어와 있었겠지만,
그 이전으로는 많이 소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서기 5세기 이전에는 소나 말이 없었다.
한반도는 이보다는 빨랐겠지만 남부지역의 소 사육은 생각보다 그렇게 오랜 옛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정확하게는 초기철기시대에도 한반도 남부지역에
소가 사육되고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잘 모른다.
한우가 한반도에 푹 빠져 절여져
한국인의 얼굴을 닮았다는 건 우리의 착각인 셈이다.
한반도로 들어오기 전에 한우의 조상은
중국 황토지대 황하유역에서 거닐던 소의 후손으로
그 이전에는 메소포타미아에서 뛰놀던 야생소의 자손들이다.
이야기를 돌려보면,
우리는 고대시기 한반도를 거쳐 일본열도로 건너간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를 그리워 하며 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반도가 고향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 자리잡은 도래계 씨족이
항상 한반도를 그리워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사로잡혀간 도공의 후예들이
300년이 흘러도 여전히 조선을 그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한국의 소는 메소포타미아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메소포타미아 어느 구석인가를 한가롭게 거닐며 풀을 뜯던 시절을 생각하고 있을까?
동아시아 소의 기원과 확산에 대해서는
작년에 출판한 필자 연구실의 아래 논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s://kiss.kstudy.com/Detail/Ar?key=4019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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