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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모란, 장안을 호령한 방탄소년단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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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49)


모란을 감상하다[賞牡丹]   


[唐] 유우석(劉禹錫, 772~842) / 김영문 選譯評


뜰 앞 작약 요염하나

격조가 없고


못 위 연꽃 깨끗하나

박정한 모습


모란만 진정으로

국색일지라


꽃 피는 시절이면

도성이 들썩


庭前芍藥妖無格, 池上芙蕖淨少情. 唯有牡丹眞國色, 花開時節動京城. 



모란꽃은 과연 향기가 없을까? 선덕여왕은 당나라에서 보내온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모란꽃은 향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지혜를 찬양하는 에피소드로 역사책에 실려 전한다. 실제로 모란꽃을 심었더니 정말 향기가 없어서 나비가 오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하지만 내가 맡아본 모란꽃 향기는 매우 짙었다. 모란이 부귀를 상징함은 화려하고 큰 꽃과 함께 그 짙은 향기에서 연원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처럼 선덕여왕과 모란꽃에 관한 이야기는 명실상부하지 않기에 여러 방향에서 그 원인을 구명하고자 했다.(이상 김영문) 


유우석과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고 동시대를 호흡하면서 함께 문단을 호령한 낙천 백거이 역시 모란을 소재로 한 시 여러 편을 남겼으니, 유우석이 말한 '꽃 피는 시절이면 도성이 들썩'이라는 구절이 백낙천에서 이르러서는 "꽃이 피고 지는 스무날, 온 성안 사람이 모두 미쳐 날뛰듯 하네(花開花落二十日 一城之人皆若狂)"라는 버전으로 바뀌니, 이 시대 모란은 그야말로 광풍이라, 견주건대 이 시대 이 순간 이 세계를 호령하는 방탄소년단 같았다. (김태식補) (2018.05.29)




모란꽃은 과연 향기가 없을까? 선덕여왕은 당나라에서 보내온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모란꽃은 향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지혜를 찬양하는 에피소드로 역사책에 실려 전한다. 


하지만 내가 맡아본 모란꽃 향기는 매우 짙었다. 모란이 부귀를 상징함은 화려하고 큰 꽃과 함께 그 짙은 향기에서 연원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장시 「모란꽃 향기牡丹芳」에도 그 첫머리에 “모란꽃 향기롭네, 모란꽃 향기로워/ 홍옥으로 만든 방에 황금 꽃술 터졌네[牡丹芳, 牡丹芳,/ 黃金蕊綻紅玉房]”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이니 모란꽃에 향기가 없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이처럼 선덕여왕과 모란꽃에 관한 이야기는 명실상부하지 않기에 지금까지도 논란이 분분하다. 


이 시에서는 화선花仙으로 불리는 작약이나 화중군자花中君子로 불리는 연꽃조차도 격조가 없고 박정하다고 하면서 모란만을 국색國色이라 찬양하고 있다. 국색은 지금 말로 나라꽃 즉 국화國花에 다름 아니다. 위에 인용한 시에서 백거이는 또 “왕공귀족 경대부도 마침내 몰려나와/ 높다란 수레 타고 날마다 꽃구경이네[遂使王公與卿士,/ 遊花冠蓋日相望]”라고 읊었다. 당나라 시절 모란꽃 열풍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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