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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못 배운 한에 대하여

by 초야잠필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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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과거제가 천년을 간 나라다. 

이 부분이 갖는 의미를 간과하기 쉬운데, 

고려사절요만 봐도,

고려시대부터 이미 식년시는 정례화해 있었다.

3년에 한번씩 고려시대에는 34명 (조선시대와 달리 33명이 아니다) 꼬박 꼬박 급제자가 나왔다. 

 

못 배운 한을 푸는 출구로서의 방송통신대학



이것은 대단한 것이다. 3년에 한번씩 34명씩 뽑아 올려도 3년 후에 다시 뽑아 올릴 인재풀이 있다는 소리니까. 

고려도경을 봐도 고려시대는 과거제에 기반한 사대부 사회로 이러한 전통은 조선이 망할 때까지 갔다. 

일제시대, 식민지조선이 다른 식민지와 달랐던 점은 

배워야 한다는 점을 식민지 조선인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공부하면 출세한다는 것을 조선인들은 다 알았다. 

돈이 없고 학교가 없어 못 갔을 뿐이다. 

돈이 없어 학교를 못갔으니 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학교를 가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한도 당연히 생길 리가 없다. 

이러한 한이 폭발적으로 터진 시대가 바로 해방 후 50-80년대이다.

이때 급팽창하는 고등교육자 수는 배우고자 하는 욕망이 일제시대 동안 얼마나 눌려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돈이 없고 학교가 없어 배우지 없한 상황이 토지개혁으로 소작농들에게 최소한의 땅과 소가 주어지고, 부실 학교나마 대학까지 학교가 무한 증설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폭발한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고등교육자 폭발사태 결과물이 지금 우리가 보는 한국이다. 

필자는 방송대에서 수학할 기회가 있었는데, 

방송대를 다니면서 정말 깜짝 놀랐던 사실은, 

나이 지긋한 영감님들 할매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 본다고 나와서 시험장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광경이었다. 

그 모습에서 필자는 한국이 왜 해방이후 급성장했는지 그 동력을 봤다. 
 
P.S.1) 이 논의는 김단장님과의 사담에 힘입은 바 크다. 

방송대 서울지역대학. 기말고사 볼 때면 영감님, 할매님들이 바글바글하다.



*** Editor's Note ***

이 부분 매우 중요한데 접때도 에디터가 간평했듯이 일본은 과거제가 없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제가 없었기에 그것이 어떤 잠재적 폭발력이 있는지는 식민당국은 체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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