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대에 어사 박문수라면 이정길이 때뜸하거니와 어떤 드라마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나 그가 박문수로 분한 사극이 장기방영한 적 있으니 그의 똘마니로는 임현식이 출연하지 않았나 한다. (검색하니 1981년 MBC 드라마 《암행어사》라는데, 왜 이 드라마가 떠올랐는지 내도 모르겠다.)
문수 형 주특기는 흔히 알려지기로는 어사로 지칭하는 감찰..감찰은 음지를 지향하나 어이한 셈인지 낱낱이 공개되기에 이르는데 역사상 무수한 에이전트가 있었건만 007 이전 가장 유명세를 치른 이가 문수형이다. 실상이 어떠하건 암행어사 하면 왜 그가 절대지존으로 군림하게 되었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째 생김새 보면 그런대로 에이전트 폼새 없지는 아니하나 조선시대 양반하면 떠오르는 꼰대 느낌도 없지는 않다.
그는 분명 꼰대 성향이 있었다. 그 시대 꼭 그만 그랬으리오마는 뼛속까지 소론인 그는 그 주의에 처절했으니 그 부침에 따라 발탁과 좌천을 거듭했다. 영조 32년(1756) 4월 24일 신유일에 영성군靈城君 박문수가 죽었음을 전하는 실록에서 이르기를
이광좌李光佐를 사표師表로 삼아 지론持論이 시종 일관 변치 아니했으니 그때문에 끝내 정승이 되지 못했다. [以李光佐爲師表, 持論終始不變, 以故終不得拜相]
고 했으니, 이광좌(1674~1740)는 조선 후기 정계 거물이자 소론의 오야붕이었으니, 그를 사사한 인연도 있겠지만, 또 반대파가 저 졸기를 집필한 이유도 있겠거니와, 암튼 소론 꼴통 기질이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개그맨 기질도 다분했던 듯, 같은 졸기에 이르기를
잔치 같은 자리에서 더러 개그[滑稽]를 펼치기도 했지만 추조麤粗하는 병통이 있었다. [筵席之間, 時或滑稽, 有麤粗之病。]
추조麤粗란 졸렬하다는 뜻이어니와, 이로써 본다면 그는 분위기 메이커였던 듯하고, 그에서 더러 음담패설도 하지 않았나 한다. 그의 개그가 치조라 함은 아마도 음담패설을 말할 듯하다. 그것 말고는 치조할 개그란 없다.
문수 형한테 물었다.
"문수 성, 세상이 왜 이래"?
문수 성이 말했다.
"내도 모린다."
그건 그렇고 천안박물관이 소장한 이 초상은 부산 어느 개인이 소장한 같은 인물 초상화와 더불어 보물로 지정되어 있거니와, 그에 대한 문화재청 안내는 다음과 같다. 문구는 매끄러움을 위해 약간 손질한다. 소유자와 관리자가 다른 것으로 보아 박물관에 기탁한 듯하다.
보물 제1189-1호 박문수 초상 朴文秀肖像
Portrait of Bak Munsu
지정(등록)일 1994. 01. 05
소유자(소유단체) 박**
관리자(관리단체) 천안박물관
조선 영조 때 문신 박문수를 그린 초상화 두 점 중 한 점이다.
박문수(1691∼1756)는 조선 영조 때 문신으로 1723년 병과에 급제한 후 암행어사로 활약하면서 부정한 관리들을 적발하여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는데 힘썼다.
종가에 전하는 두 점 초상은 크기가 다른데, 1점은 가로 100㎝, 세로 165.3㎝이고, 다른 1점은 가로 45.3㎝, 세로 59.9㎝다. 상대적으로 큰 이 초상화는 38세 젊은 시절 모습을 담은 것으로, 공신 초상화 전형이다. 호피가 깔린 의자에 앉아 있는 전신상으로 두 손은 맞잡고 소매에 넣은 자세를 취하며 발은 받침대 위에 팔(八)자로 얹었다.
초록색 관복을 입고 가슴에는 두 마리 학과 구름무늬를 수놓은 흉배를 놓았으며 금장식 각대를 둘렀다. 단아한 얼굴에 수염이 그리 많지 않으며 음영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수준 높은 화원 솜씨인 듯하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질적 수준 또한 뛰어나다.
Bak Mun-su (1691-1756) served as a civil official during the reign of King Youngjo of the Joseon Dynasty. After passing the military service national examination in 1723, Bak Mun-su got appointed amhaengeosa (secret royal inspector) and contributed to rescuing poor people by cracking down on corrupt government officials.
The portrait has been handed down to the head house of the Bak Family’s Clan. Measuring 45.3 ㎝ wide and 59.9 ㎝ long, the portrait depicts a young Bak Mun-su when he was 38 years old and shows a typical portrait of a meritorious subject.
It is a full-body portrait of the subject sitting on a chair covered with tiger skin. He is clasping his two hands, which are hidden in the sleeves, and his feet are placed on a foot rest, assuming a 八 shape.
He is wearing a green official garment with the rank badge on the chest part embroidered with two cranes and clouds. He also dons a golden waistband. His face looks graceful and has minimal mustache.
The portrait seems to have been painted by a skillful painter according to the shadow technique used in creating this 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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