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계획이 거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는 그 마지막 관문인 문화재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보류 결정을 내렸으니, 무산된 것도 아니요 철회된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듯한 전망이다.
문화재위원들 생각은 내가 자세히 읽을 수 없지만, 안봐도 야동이라 이 정권에서만은 어케든 질질 끌 생각일 것이다.
지금이야 정권 차원에서 밀어붙이니깐 시간끌기 아닌가 한다.
물론 그 보류 판정의 명목으로는 근거 부족 등을 내세울 것이다.
이런 일이 최근 들어와 부쩍 자주 생긴다.
국가 혹은 지자체 역점 사업에 문화재가 막판에 제동을 거는 일이 부쩍 자주 있다.
이것이 문화재의 힘을 말해주는 증좌인양 우쭐하는 현상도 있다.
춘천 중도 레고랜드 조성사업도 문화재위가 끼어 개판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곳 보존하라 저곳 보존하라 문화재위가 간섭을 지나치게 하는 바람에 사업지구 타당성도 상실하는 지경이다.
나는 문화재가 개발의 방탄막이가 되는 일이 적을 수도록 좋다고 보는 생각을 한다.
문화재는 개발의 방탄막이가 아니다. 문화재는 그 자체 그럴 힘이 없다. 여력도 없다.
그런 문화재가 개발을 막았다 해서 우쭐대는 일은 당랑거철에 지나지 않는다.
문화재는 개발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개발의 흐름, 그 결을 터 주어야 한다고 나는 본다.
문화재는 방탄막이가 아니다.
가뜩이나 곳곳에서 문화재를 방탄막이로 활용하는 중이다.
종래에는 문화재라면 너도 나도 경멸과 타도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역이용하는 흐름이 지나치게 분출하는 중이다.
제주 강정마을도 막판에는 문화재를 총알받이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증대했다.
성주 싸드기지..국방부는 문화재 아무런 문제없다고 큰소리 빵빵쳤으나 xx 같은 소리다.
이거 그대로 갔더라도 문화재위 심의에 걸렸을 가능성 99%다.
제3의 후보지를 찾으라는 명령...나는 문화재가 그 동인 중 하나라고 본다.
그 기지, 문화재가 득실대는 지역이다.
(2016. 8. 29)
***
곳에 따라 그새 내 생각이 바뀐 데도 있지만은, 그 대요가 바뀐 데는 없고, 또 그 시절 저리 생각했다는 종적 하나 정도로 남겨두는 심정으로 그대로 전재한다.
보니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 춘천 중도 레고랜드 문제, 제주 해군기지 문제, 성주 사드 기지 문제 등등 문화재가 얼키고설킨 현안이 많았던 시절, 아마도 박근혜 시절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문화재도 참말로 복잡다기하며, 참말로 시대와 호흡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있음을 절감한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심각성 있는 사람이 여전히 적다는 데 있지 않겠는가?
문화재? 생각보다 훨씬 더 정치적이다. 그래서 그 정책을 수립하고 입안하며 집행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런 감각을 갖추어야 함을 절감한다.
연구 나부랭이 하는 사람들이 손댈 분야는 결코 아니다. 그런 친구들이 손대는 문화재는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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