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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문화재보호법은 개발촉진법", 풍납토성 성벽 짜개서 보여준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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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레미콘공장 부지 역사공원화…토성벽·해자 등 복원

송고시간 2020-03-19 09:18

송파구, 풍납동 토성 복원·정비사업 실행계획



풍납토성 전경. 남한산성 방면에서. 한강 건너 바로 보이는 곳이 아차산이다.


나는 극렬한 현장박물관주의자다. 박물관 자체를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현장박물관이라 해서 유적 밀집지역을 피해 그 인근 어딘가 유적이 확인되지 않는 공터에다가 박물관을 짓는 짓거리를 경멸한다는 말 여러번 했다. 기왕 지을 것 같으면, 유적이 밀집한 바로 그 심장부에다가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풍납토성은 성벽을 짜개서 그대로 보여주여야 한다고 했다. 그대로 짜개고, 그 짜갠 곳으로 사람을 지나다니게 하면서 그 성벽의 실체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문화재위원입네, 고고학 전문가입네 하는 이들한테 번번히 벽에 막히곤 했다. 이 친구들은 외국 가서는 무수한 현장박물관을 보고서는 와! 유적 활용은 이렇게 해야 해 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도 막상 대한민국에 기어들어오면, 무슨 거창한 문화재보호 전사가 된양, 내가 아니면 이 유적 망가진다고 하는 자세로 돌변하고는 유적 나온 데는 그 어떤 개발 행위도 못하게 하는 그런 자세로 돌변하곤 한다. 




서울 송파구청이 마침내 풍납토성을 짜개서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 노출형 전시관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19일 그네들이 공개한 '2020년 풍납동 토성 복원·정비사업 실행계획'에 의하면, 잦은 홍수에 상층부가 다 날아난 토성 서쪽 성벽에 위치한 ㈜삼표산업 풍납레미콘공장 2만1천㎡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 


이에서 주목할 대목은 서성벽 발굴현장을 그대로 노출해 돔 형태 '유구보호각'을 씌운 현장박물관 건립해 2022년에 개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이다. 이런 계획을 밝히면서 송파구는 이런 말을 했다. 


발굴 후 복토'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생생하게 보여주기'라는 관점에서 발굴유적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송파구의 구상이다.


이 계획안에 내가 참여하지는 아니했지만, 내가 한 말 그대로다. 


삼표레미콘 풍납토성 공장 일대



홀라당 까고, 그것도 이것이 궁금하다 저것이 궁금하다 해서 모조리 까디비고는 빈털털이 빈깡통 만들어 놓고는 도로 엎어버리고는 잔디 심고는 안내판 하나 설치해 놓고는 여기가 열라 유명한 유적이요 문화재니 잘 보호해 후손한테 물려주어야 한다는 그 따위 짓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나는 문화재보호법은 개발촉진법이어야 한다는 말 지겹도록 했다. 왜 문화재보호법이 개발 억제법이 되어야 하는가? 문화재보호법은 개발촉진법이다. 그 시금석을 풍납토성에서 실험해 보자. 두고 보자! 이번에는 당국이, 또 이른바 문화재 전문가라는 자들이 또 어찌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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