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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립발레단의 경우, 해고는 여론재판이 아니다

국립발레단, 창단 58년만에 첫 정단원 해고…강수 둔 배경은?

송고시간2020-03-17 12:26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송광호 기자송광호 기자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 판단…여론 뭇매에 부담


국립발레단 공연


전후맥락 없이, 더구나 쌍방이 다투는 사안에서 어느 일방만의 주장만 일방으로 전해지는 사안에 대해 제3자가 왈가왈부하며 무엇인가를 단안하는 일은 삼가고 삼가야 한다. 더구나 그런 사안이 나중에 해고라는 최악으로 비화한 일에 대해서는 더 더구나 그래야 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져갈 무렵,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24일 단원들에 대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격리예정기간은 일주일이었고, 이에 의해 단원 130명이 대상자가 됐다. 한데 이기간 단원 나 모씨는 여자친구인지랑 지난달 27~28일(목~금) 1박2일간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이 일이 불거진 까닭은 그 놀러간 사진을 나씨가 SNS에 게시하면서였다. 이게 누군가 눈귀에 들어가고, 그것이 마침내 문제로 불거졌으니, 마침내 언론에서까지 언급되기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다른 단원들이 문제성 있는 행동을 격리기간에 한 것으로 알려지자, 발레단이 도마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인 국립발레단 역시 가만 있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음인지, 이 사안을 중대 안건으로 다뤘다. 그리하여 지난 1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격리기간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나씨를 해고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른바 여론은 격리기간에 어떻게 해외여행을 갈 수 있냐며 나씨를 향해 뭇매를 때렸다. 그리하여 해고 결정에는 당해도 싸다는 분위기를 형성해간다. 지금도 그렇다. 


다만 우리가 시종일관 유념할 것은 그렇다면 그에 대한 나씨의 해명 혹은 생각은 뭐냐는 것이다. 이 문제가 불거지고, 마침내 해고에 이른 지금도 나씨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그가 이번 해고에 대해 무효소송을 낼지도 알 수 없다. 지금은 여론이 불리다하고 생각한다면, 기회를 보아 소송을 낼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유념할 대목은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과연 해고할 만한 사안인가? 덧붙여 해고하는 절차는 정당했는가? 이것 역시 다른 차원의 고민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저 새끼가 나쁜 놈이라 해서 우리가 그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행위가 나쁘거나 괘씸하다 해서, 그래서 그것이 곧 해고를 보장하는가 하면 전연 아니다. 




우리 공장 저 기사를 보면 국립발레단 내부 규정이 나온다. 이에 의하면 단원을 해고할 수 있는 경우는 '일주일 이상 무단결근'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재산상의 손실을 끼쳤을 때'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경우' 3가지밖에 없다. 


이 경우 저 세 가지가 병합인가? 혹은 단독으로 성립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있다. 다시 말해 저 세 가지가 and인가? 혹은 or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면 자가격리기간 해외여행은 저 중에서 어디에 해당하는가?


핵심은 '일주일 이상 무단결근'이다. 1박2일 일본 여행이 무단결근으로 친다고 해도, 무단결근은 고작 이틀에 지나지 않는다. 


'발레단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을 경우'? 그가 자가격리기간에 해외여행 다녀왔다 해서, 그리하여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해서 그것이 발레당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 할 수 있는가? 나는 없다고 본다. 


간단히 말해 이번 해고는 억지다. 저 시끼 나쁜 놈이다는 여론에 떠밀려 억지로 갖다 때린 해고에 지나지 않는다. 



여론이 재판관은 아니다. 


덧붙여 저를 향한 여론이 나쁜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심리에 기인할 터인데, 국립발레단 단원이라고 하니깐, 단원들이 공무원이라는 자동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저들은 공무원 아니다. 공무원에 준하는 제약을 받기는 해도 저들은 공무원 아니다. 사설기관 직원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