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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박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by 여송은 2020. 8. 4.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2020.5.20.(수)-10.5.(월)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코로나가 이렇게 까지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4월쯤이던가, 박물관으로 기산 풍속화 기획전을 한다는 내용이 담긴 우편물을 받았다. 우편물 안에는 기산 풍속화가 그려진 달력도 같이 있었다. (저에게 까지 박물관 소식을 보내주셔 늘 감사드립니다.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널 뛰는 모양’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소장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풍속화 모사복원품.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글갈으치는모양(글 가르치는 모양)’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소장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풍속화 모사복원품.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사실 처음 그림을 보고 좀 충격적이었다. 풍속화 하면 떠오르는 담백한 단원 김홍도, 여리여리한 혜원 신윤복 느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몸에 비해 머리가 상대적으로 크고, 이목구비도 과감(?)하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입술은 붉고, 또 머리숱은 왜 이렇게 없는지. 그림의 내용은 우리의 옛 모습늘 보여주고 있지만,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은 꼭 서양 만화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 그림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색해했다.

 

기획전시 전경


그렇다면 기산 김준근은 누구일까?
왜 이런 풍의 그림을 대량으로 그렸을까?
국립민속박물관 전시 설명에 아주 잘 나와 있어 설명을 갈음하고자 한다.



민속 전 분야를 그린 수수께끼 인물이자 K-culture의 '원조', 기산 김준근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생몰년 미상)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화가로, 부산의 초량을 비롯하여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활동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작품인 『텬로력뎡』(천로역정, 天路歷程)의 삽화를 그렸다.
그는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나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처럼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생업과 의식주, 의례, 세시풍속, 놀이 등 전 분야의 풍속을 그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당시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여행가, 외교관, 선교사 등 외국인에게 많이 팔렸으며,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북미 박물관에 주로 소장되어 있다.

'태쟝치는모양(태장 치는 모양)'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소장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풍속화 모사복원품. 국립민속박물관소장.

 
기산 그림을 계속 보다보니 또 나름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머리가 커 그런지 만화 캐릭터 같기도 하고.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126년만에 독일 MARKK(Museum am Rothenbaum–Kulturen und Künste der Welt, 舊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 기산 풍속화 79점을 본다는 점이다. 같은 내용을 담은 국립민속박물과 소장 그림과 독일 MARKK 소장 그림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놓치지 말기를!



또 좋았던 점은, 기산의 풍속화와 그림 속에 나타난 민속품을 같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꿩 먹고 알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또 뭐있을 까요?)

특히, 시치미!
말만 수도 없이 들었던 ‘시치미를 떼다.’ 할 때의 그 ‘시치미’를 처음 보았다.
전시에서 시치미 보시고 못봤다고 시치미 떼지 마시길. ㅎㅎㅎ

 

[시치미의 유래] 매 사냥을 할 때, 매가 서로 바뀌거나 남이 훔쳐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의 꽁지깃 속에다 주인을 밝히기 위한 표지를 달았는데, 이것이 바로 ‘시치미’라고 한다. 매를 발견한 사람이 욕심을 부려 시치미를 떼어 버리고 자기 매라고 우기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 유래하여 자기가 해놓고도 아닌 척, 모르는 척할 때 ‘시치미를 뗀다’ 라고 한다.


그림 전시다 보니, 영상을 많이 활용하였다. 움직이는 영상으로 그림을 보니, 당연 생동감있고, 실제 유물에서는 작아 잘 보이 않았던 부분까지 볼 수 있었다.


잠시 영상을 감상 타임.

 

 


다시 민속도감을 만든다면 당연 기산 풍속화를 활용하여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로 그 시대 생활상을 잘 담고 있다.

기산 김준근이 누군지 궁금하다면, 그 사람이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궁금하다면, 그림 속 숨어 있는 민속 유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꼭 한 번(두 번, 세 번) 가 보길 권한다.


*코로나19로 그 동안 박물관들이 꽁꽁닫아 있었는데, 이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하여 시간 내어 다니고 있습니다. 멋진 전시 준비하여 열어 준 국립민속박물관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가족과 함께 하여 인사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댓글2

  • 四叶草 2020.08.04 07:18

    학예사님 오래간만이예요. 풍속화에서 민속을 본다는 것은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북 치고 장구 치고, 일거양득이자 일타쌍피, & two birds with one stone이로군요. 오늘은 이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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