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 입추인데, 비가 많이 내려요.
올 여름은 그렇게 더운 것도 모르고 지나갔어요.
사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온 세상이 역병으로 난리여, 숨죽이며, 와중 나름 바쁘게 지낸 것 같은데 뒤돌아 보니 이룬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보냈네요.
오라버니는 잘 지내셨나요?
입추 지나면 곧 *처서오겠지요.
저는 모기에 잘 물려 늘 종아리고, 팔뚝이고 울긋울긋한데...
얼른 처서가 왔으면 좋겠어요.
그럼 모기들도 입이 삐뚤어져 더 이상 못 물겠죠?ㅎㅎ
야트막한 들에 풀과 뒤섞이어 조용히 피어있는 이 꽃을 보면 제가 생각난다던 오라버니.
사실 저는 이 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조용하고, 수수하고, 향도 없고...
‘왜 하필 이 꽃이야.’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이 아이도 나름 예쁘네요.
여기 온양에도 조용히 피어있네요.
오라버니 계신 곳에도 피었나요?
긴 장마, 인사드릴 때까지 안녕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입추 立秋
가을의 시작.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
대서(大暑)와 처서(處暑)의 사이에 들어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므로 이날 날씨를 보고 점친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기고, 이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긴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고 지진이 있으면 다음해 봄에 소와 염소가 죽는다고 점친다.
***처서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관련 속담으로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 가 있다.
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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