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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박물관 이야기를 쓰는 이유

by 여송은 2020.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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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통 사학과 출신도 아니고, 더욱이 민속학과 출신도 아니다. 학부는 박물관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행정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바로 취직한 데는 박물관과는 더욱 거리가 먼 곳이었다.

 

 

 

 


어느 정도 회사 일이 손에 익으니, 쉬는 날이면 혼자 답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답사’라고 하지만 그때 나에게는 ‘답사’라는 개념도 없었고, 그냥 고등학교 한국사시간에 배운 곳들을 더듬으며 다니는 여행? 정도였다. 아는 게 없으니, 보아도 크게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막연히 좋았다.

수백, 수천 년 세월을 견디고 그 자리에서 한결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들이 좋았다. 그 안에, 정말 개미만큼 작은 내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전공자는 아니어도 마음 한 켠에는 늘 이쪽(?)을 동경했고, 좋아했나 보다. 박물관 쪽으로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주대학교 이해준 교수님을 찾아가 관련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성과로 조선시대 향교에 관한 작은 논문도 쓸 수 있었다. 졸업 후에는 운이 좋아 천안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하였고, 현재는 온양민속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고 있다.


아! 처음 박물관 근무 할때는 내가 이렇게 밝지 않았다.
전공자가 아니어 부족하다는 생각에, 늘 주눅이 들어 있었다. 이런 자격지심 때문에 그래서 더 박물관이 어렵고, 고고하게 느껴졌다. 항상 눈치를 보고 쭈볏거리고, 얼굴에는 그늘이 있었다. 그러다 나의 인생 전환점을 만들어 준 선생님을 만났고, 그 뒤로 나는 조금씩 변했다.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변한 것이 아니라 이게 내 본 모습일 지도 모르겠다.

 

웬만하면 긍정적으로 보고, 웬만하면 즐겁게 지내고, 웬만하면 웃고 지내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박물관이라는 곳이 더욱 재밌게 느껴졌다.

내가 재밌으니 이런 부분을 좀 더 많은 분들과 공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김태식 단장님을 알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보는 공간에 박물관에 관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처음 글을 쓸 때, 나의 모토(?) 기준점(?)이 있었다.


쉽게 쓰자.

 

쉽고 편하게 써, 일반 분들과 박물관 사이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였다. 박물관에 관심 있는 분들이 좀 더 쉽게 다가 올 수 있도록 하고, 박물관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쪽 분야 전공자도 아니어서 학문적으로 심도있게 쓸 수 없을 뿐더러(ㅠㅠ), 그렇게 쓰고 싶지도 않았다. 학술적인 글들는 조금만 찾아봐도 이미 많은 논문과 책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을 뒤로하고 전문가인 척, 민속에 대해 박물관에 대해 쓰고 싶지 않았다.

 
박물관에 대해, 유물에 대해, 이쪽 분야에 대해 내가 아는 선에서(모르는 것이 있다면 공부해서) 쉽고, 편하게 써 박물관 주변인들에게 관심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이런 사람도 글 쓴다....혹시 모르지 않는가, 나처럼 비전공자가 내 글을 보고 이쪽으로 발을 디딜지....너무 나갔나...?ㅎㅎ)

서론이 길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원로 한 분께서 내 글이 너무 가볍지 않느냐, 학구적으로 가야하지 않느냐 라고 걱정을 해주셔서이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나의 글은 일반 분들이 좀 더 친근하게, 편하게 박물관에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을 담고 있다.

그런데 나도 글을 쓸 때마다, 가끔은 잊어버리고 어렵게 쓸 때가 있다. 내심 뭔가 뽐내고 싶은 어린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럴때마다 처음 내가 박물관 이야기를 쓰게된 이유를 생각하며, 조금 더 쉽게 풀어 쓰고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지금의 매체가 갖는 특성과 맞기도 하다.

내가 학문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혹 너무 가벼워 보일 수 있고, 글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때는 가감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그 동안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마음속 깊히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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