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아미산
買花
값비싼 꽃
[唐] 백거이(白居易, 772~846) / 서성 譯評
帝城春欲暮 봄이 저무는 장안에
喧喧車馬度 수레 오가는 소리 소란스러워
共道牡丹時 모두들 모란이 한창 때라 말하며
相隨買花去 어울려 꽃을 사러 가는구나
貴賤無常價 희귀한 것은 일정한 가격이 없고
酬直看花數 값을 지불하며 꽃이 몇 송이인지 살펴본다
灼灼百朶紅 타오르는 듯한 붉은 꽃 백 송이면
戔戔五束素 다섯 필 흰 비단도 사소하다네
上張帳幄庇 위에는 휘장을 펼쳐 덮고
傍織笆籬護 주위로는 울타리를 쳐 보호한다
水灑復泥封 물을 뿌리고 또 뿌리에는 흙을 덮어
遷來色如故 옮겨 심어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네
家家習爲俗 집집마다 기르다 보니 습속이 되어
人人迷不悟 사람마다 미혹된 채 깨어날 줄 몰라라
有一田舍翁 어느 나이든 농부가 있어
偶來買花處 우연히 꽃 사는 곳에 와선
低頭獨長歎 고개를 숙이고 홀로 장탄식을 하니
此歎無人諭 그 탄식을 알아듣는 이 없어라
一叢深色花 진한 색 꽃 한 묶음 값이
十戶中人賦 중류층 10가호 세금이네
* 백거이의 <진중음> 10수 가운데 하나다.
〔해설〕 모란을 완상하기 위해 거액을 물 쓰듯 하는 귀족과 고관의 호사스런 생활을 통해 빈부 차이의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었다. 모란은 원래 산서(山西) 지방에서 자랐으나 당대 초기에 장안에 들여와 진귀하게 여겨졌다. 덕종(德宗) 정원(貞元) 연간(785-804) 이후에는 장안에서 완상하는 풍기가 극성하였다. 이런 사실은 이조(李肇)의 《당국사보(唐國史補)》에 잘 기록되었다. “도성의 사람들은 놀이를 중시하는데 모란을 숭상한지 30여 년이 되었다. 매년 늦봄이 되면 마차들이 미친 듯이 다니며, 실컷 즐기지 않으면 부끄럽게 생각할 정도였다. 집금오(궁성 경비대)가 관청 밖 절과 도관에도 이를 심어 이익을 챙겼으니, 한 뿌리에 수만전이 되는 것도 있었다.”(京城貴遊, 尙牡丹三十餘年矣. 每春暮車馬若狂, 以不躭玩爲恥. 執金吾鋪官圍外寺觀種以求利, 一本有直數萬者.) 위곡의 《재조집》에서는 제목을 「모란」(牡丹)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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