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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백결은 신라 때 이름이 아닐 수도?

by 초야잠필 202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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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 열전에는, 

百結先生, 不知何許人, 居狼山下, 家極貧, 衣百結若懸鶉, 時人號爲東里百結先生

백결百結 선생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낭산狼山 아래 살았는데 집이 매우 가난해 옷을 백 번이나 기워 입어 마치 비둘기를 거꾸로 매단 것처럼 너덜너덜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동리東里의 백결선생이라 불렀다. 

이리 되어 있다.

이 문장은 김부식의 오리지널 문장이 아니다. 

소식의 시 중에 박박주薄薄酒라는 작품이 있는데, 

고문진보에도 있을 만큼 명문이다. 

薄薄酒勝茶湯    

粗粗布布勝無裳
醜妻惡妾勝空房
五更待漏靴滿霜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涼 
珠襦玉柙萬人相送歸北邙 
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 
生前富貴死後文章   
百年瞬息萬世忙       
夷齊盜跖俱亡羊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兩都忘 
 
묽고 묽은 술이라도 차보다는 낫고
거칠고 거친 삼베옷이라도 없는 바지보단 낫고
못생긴 아내 악독한 첩이라도 독수공방보단 낫다
새벽 서리 가득 낀 신 신고 조회 시간 기다리느니
삼복 더위 해 높이 솟도록 딩굴하며 북창 시원한 바람에 흡족하리라
구슬 저고리 바지 입고 만인 환송받으며 북망산으로 돌아가느니
누더기 기운 옷입고 따뜻한 아침 햇살에 앉아 있는 편이 낫다
살아서 부귀 누리고 죽은 뒤 문장 남기나
백년도 순식간이고 만세도 빠르기만 하네
백이숙제와 도척도 모두다 본성 잃은 삶이니
지금 눈 앞에 한 번 취하여
옳고 그름과 근심 즐거움을 모두 잊는 편이 나으리라

뭐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이야기다. 

여기 보면 중간에

不如懸鶉百結獨坐負朝陽 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 삼국사기에 나와있는 懸鶉百結 이란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 

김부식은 소식의 이 시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 부식의 식은 소식의 식이다.

다들 알다시피.. 

백결선생을 입전하면서 문장에 소식이 쓴 시를 슬쩍 끼워 넣었다고 볼 수는 없을까? 

이렇게 보면, 

신라 때 거문고로 방아소리 흉내를 냈다는 백결선생이

신라 때도 백결선생으로 불렸는지, 

아니면 옷을 누덕누덕 기워입어 누더기 선생 정도로 불리던 것을 

김부식이 백결선생이라고 폼나게 지어 붙였는지 모를 일이다. 

이 소식의 시는 유명한 시다. 

고문진보에도 실려 있는 시라

조선시대 선비들은 삼국사기의 백결선생전을 읽었을 때 

직감적으로 이 시를 따서 쓴 것을 알았을 것이다. 

단, 저 현곡백결懸鶉百結이라는 말은 소식 이전에도 차림새 허름한 때를 묘사할 적에 흔히 보이는 표현이라,

꼭 김부식이 소식을 따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래와 같은 출전들이 있다. 

「鶉衣」:《荀子.大略》
子夏1>貧,衣若縣鶉2>。人曰:「子何不仕?」曰:「諸侯之驕我者,吾不為臣;大夫之驕我者,吾不復見。柳下惠與後門者同衣而不見疑,非一日之聞也。爭利如蚤甲而喪其掌。」
〔注解〕
子夏:卜商(西元前507∼前400),字子夏,春秋時衛國人。為孔子弟子,擅長文學,精研《詩》教。孔子歿後,子夏講學於西河,魏文侯師事之。
縣鶉:懸掛著的鶉鳥。鶉尾短禿,形似敝衣,因以形容衣服破爛。縣,音ㄒㄩㄢˊ,繫、掛。同「懸」。鶉,音ㄔㄨㄣˊ,鵪鶉,形似雛雞,頭小尾短而圓胖,羽毛以赤褐色為主,善走而不善飛,以種子、穀類、昆蟲等為食。。
「百結」:晉.王隱《晉書》(據《藝文類聚.卷六七.衣冠部.衣裳》引)
董威輦1>每得殘碎繒2>,輒結以為衣,號曰百結。
〔注解〕
董威輦:董京,字威輦,西晉人,生卒年不詳。太始初至洛陽,行乞於街,著作郎孫楚與之語,奇而載歸。數年後留詩即去,不知所終。
繒:音ㄗㄥ,古代絲織品的總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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