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팬데믹 국면이 방역 국면에서 백신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한국정부는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렸으니, 일단 밖에서 보기에는 넋놓고 있는 것으로 비친 까닭이다. 무엇보다 백신 확보가 다른 주요 국가들에 견주어 현격히 늦었고, 그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는 청와대와 대통령까지 나서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변명 반박하는 국면이 빚어졌으니
이런 비판은 이후 이 정부가 보인 대응 국면을 볼 적에는 상당 부문 타당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모더나와 백신 확보를 위한 협상에 뒤늦게 뛰어들어(물론 정부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리하여 겨우 모더나 백신을 확보한 사실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대서특필 홍보하기에 이르렀다는 반증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런 비난들에 정부 쪽에서는 지난 4월 이래 백신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느니 했지만, 실제는 넋놓고 있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이런 한국정부 움직임은 외국 언론에도 매우 이상하게 보인 듯, 그것을 우람하게 증언하는 기사가 다음이다.
For Covid-19 Vaccine, South Korea Says It Can Wait Until the Price Is Right
With virus largely controlled, Seoul isn’t rushing to procure vaccines from Moderna or Pfizer, in contrast with the U.S. and Europe
월스트리트저널 이 기사가 송고된 시점을 주목해야 하는데 Updated Nov. 18, 2020 7:54 am ET 이다. 간단히 말해 작년 11월 18일에 이 기사가 나왔다. 우선 제목을 푼다.
코비드19 백신, 한국은 그 가격이 적정선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부제는 이렇다.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통제되는 상황에서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서울은 Moderna나 Pfizer 백신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다.
기사 본문은 이렇다. 긴 기사 전문을 인용할 필요는 없고 앞대가리만 본다.
As many countries jockey to get Covid-19 vaccines, South Korea is plotting a different course: It can wait.
많은 국가가 백신확보에 방방 뜨지만 한국은 다른 방향, 곧 기다린다는 방침을 잡고 있다.
The laxer stance pulled into the public eye at a Tuesday parliamentary hearing, when South Korea’s health minister said the country had been offered more than 30 million doses of the experimental vaccines made by pharmaceutical companies including Moderna Inc., plus another by Pfizer Inc. and BioNTech SE . Global optimism has soared recently after both vaccines showed effectiveness above 90%.
상대적으로 느긋한 이런 자세는 화요일 국회에서도 관심을 끌었으니, 이 정부 보복부 장관이 말하기를 우리가 모더나를 비롯해 화이자, 바이오텍BioNTech 같은 제약회사들한테서 개발 중인 백신 3천만 도스 이상 분량을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두 백신(모더나와 화이자)이 효능이 90% 이상이라는 지구적 낙관이 펼쳐지는 데도 말이다.
But South Korea is in no rush to make a deal, as it negotiates to get a reasonable price for the vaccines, said Park Neung-hoo, South Korea’s health minister, at the hearing. Pfizer and Moderna have recently reached out to South Korea, seeking to get the country to swiftly commit to purchase contracts, he added.
하지만 한국정부는 결코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다. 적정한 가격으로 협상할 때까지 말이다고 박능후가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최근 한국정부와 접촉해 재빠른 계약을 하고자 했다고 박능후가 덧붙였다.
이것만 봐도 이 정부 대응이 명약관화하다. 보복부 장관이 작년 11월 국회에 출석해 저런 말을 했다. 그때 이미 모더나랑 화이자가 우리 백신 빨리 사 가라고 했는데, 그때도 계약을 안했다.
왜 그랬을까? 박능후는 가격을 거론했다. 이는 결국 왜 저들 두 백신 대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선택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왜? 싸니깐....
그런 정부가 불과 한달이 지나 모더나와 화급히 접촉하기에 이르렀다.
박능후 저 발언들은 영어번역이라 정확한 발언내역은 국회 속기록을 뒤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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