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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Who in Ancient Korea

백융白駥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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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제24대 진흥왕비 사도思道(혹은 思刀)의 시호다. '백숭'이라 읽을 수도 있다. 

삼국유사 권2 기이紀異 제2 후백제後百濟 견훤甄萱 :

《이제가기李磾家記》에 이렇게 말했다.  진흥대왕비眞興大王妃 사도思刀는 시호가 백융부인白駥夫人이다. 그 셋째아들 구륜공仇輪公의 아들 파진간波珍干 선품善品의 아들 각간角干 작진酌珍이 왕교파리王咬巴里를 아내로 맞아 각간 원선元善을 낳으니 이가 바로 아자개阿慈个다.  아자개 첫째부인은 상원부인上院夫人이요, 둘째부인은 남원부인南院夫人이다. 아들 다섯과 딸 하나를 낳았으니 그 맏아들이 상부尙父 훤萱이요, 둘째아들이 장군 능애能哀요, 셋째아들이 장군 룡개龍盖요, 넷째아들이 보개寶盖요, 다섯째아들이 장군 소개小盖이며, 딸이 대주도금大主刀金이다. 

사도(思刀)사도(思道)

***

삼국유사가 인용한 이제가기가 어떤 문헌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제목으로 보아 이제李磾라는 사람의 집안 내력, 이른바 그 집안 가승이 아닐까 한다.

이 추정 가승은 여러 모로 주목할 만 하거니와 첫째 이 문헌이 삼국유사에 인용되었으므로 그 편찬 시점은 그보다 빠를 수밖에 없으니, 그 상한선은 견훤과 그 형제들 이름이 잔뜩 나열함을 볼 적에 후백제 멸망 시점, 혹은 그 직후 고려 초기다.

다시말해 고려시대에 저와 같은 가승이 주요한 집안별로 존재했음을 확인한다. 이는 동시대 중국이나 일본 쪽 사정을 볼 적에 너무나 당연하지만 한국사에선 그 실물 확인이 되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물론 그 직전에 김유신 현손 김장청이 김유신행록 10권을 찬술하고 그것이 현존 삼국사기 김유신열전 토대가 되었으니 충분히 유사 사례로 견주겠지만 행록은 특정인 열전이라는 점에서 가승일 이제가기와는 다른 점이 있다.

둘째 저에 드러나는 계보에 계보 축약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니 저 계보를 보면 무수한 계보탈락을 상정한다.

특히 선품의 아들 작진과 견훤 형제의 아비인 원선 사이에 적어도 10대가량 계보 탈락이 있다. 선품은 대략 김유신과 활동 연대를 같이 하거니와 원선이 진짜로 견훤 아버지라면 두 사람 사이에 물경 이삼백년에 달하는 간극이 있다.

이를 통해 계보는 늘어나기보다는 외려 줄어든다는 사실을 여실히 확인하니 삼국사가 삼국유사 등지에 보이는 계보와 실제 활동시간 차이를 계보가 증보조작된 것으로 간주하는 한국사학계 이해는 거지발싸개이며 주객전도다.

셋째 여성에서 비롯하는 계보의 거의 유일한 증거다. 견훤 계보를 이야기하는데 저 가기는 느닷없이 진흥왕이 아니라 그 부인 사도를 끌어다 댄다.

왜 저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견훤 혈통 남상인 구륜이 혹 아비가 진흥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 까닭에 그 부모 중 신분이나 지위가 현격히 높은 진흥왕비 사도에게서 뿌리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실상과 달라 문제를 유발한다.

넷째 저 계보가 화랑세기에 보이는 것과 완전 동일하다.

진흥과 사도 사이에 첫아들 동륜銅輪 둘째 금륜金輪(훗날의 진지왕) 외에 셋째아들 구륜仇輪이 있다는 사실은 오직 저 이제가기에만 보인다. 한데 화랑세기와 그 자매 세트 족도族圖인 상장돈장을 보면 두 사람 사이의 셋째아들로 구륜이 명백히 보인다.

그의 아들 선품善品은 삼국사기에도 보이나 족보를 알 수가 없는데 화랑세기에 의하면 아비가 구륜이다.

다섯째 형제가 돌림자를 썼다. 동륜 금륜 구륜이 그렇고 견훤 형제 중 일부가 蓋를 돌림했다. 견훤 아비 아자개한테는 두 부인이 있었으니 첫째 견훤 둘째 능애는 이하 형제들과 달리 돌림을 쓰지 않는 점으로 보아 첫부인 소생인듯 하다.

화랑세기엔 진흥 사도 사이에 은륜銀륜이란 공주도 보인다. 신라 왕실을 주무른 여걸 중 한 명인데 오빠들과 같은 輪 돌림이다.

여섯째 견훤이 출세한 배경의 일단이 보인다. 그는 무식한 농민의 아들이 아니라 정통 신라지배층 가문의 적통이었다. 용케 시운에 편승한 무지렁이가 아닌 금수저 은수저 출신이었다.

그런 그가 왜 신라말 혼란기에 일거에 영웅이 되어 일국을 창건하고 호령했는지 그 비밀의 일단이 이제가기를 통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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