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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불효자는 웁니다

by taeshik.kim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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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경




"옛날 아버지께서 남쪽에 계시고 제가 서울에서 공부할 적엔 300리 길이 비록 멀다 해도 가기만 하면 뵐 수 있었는데, 지금 계시는 북녘 산기슭은 도성都城과의 거리가 몇 걸음 되지 않아 잠깐 사이에 갈 수는 있어도 간들 누구를 뵈오리까. 제 일생이 끝나도록 다시 뵈올 길이 없습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려 하나 목이 메어 사뢰기 어렵고, 다만 이 엷은 술잔으로 저의 속정을 표하오니 아, 슬프기만 합니다."

ㅡ 이규보 《동국이상국집》 권37, "아버지를 위한 제문, 누군가를 대신해서 짓다[祭父文 代人行]"


Painted by 여송은





*** 이상은 국립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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