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적, 족보, 일기 이야기 (역사인구학)

붓 묶는 승려, 그것으로 연명을 하고

by 日莫途遠 2026. 9. 27.
반응형

염소털은 캐시미어 소재이기도 하면서 붓 재료이기도 했다.


묵재일기를 보면, 

당시 사족들이 붓을 어떻게 만들어 썼는가를 알 수 있다. 

묵제는 평소에 붓으로 만들 동물털을 모아 두었다. 

대표적인 것이 황소 털 (황모), 염소 털, 그리고 돼지털까지도 모아 둔다. 

이 중 비교적 많이 쓰는 것은 황모와 고모(염소털)다. 

이렇게 모아 둔 짐승 털을 한 번씩 자기 집안 원찰에서 붓묶는 승려가 내려오면, 

털을 맏기고 붓을 묶게 한다. 

묵재일기에 나오는 혜정이라는 승려는 매우 숙달된 붓 묶는  장인이었던 모양으로 

정기적으로 내려와 묵재 집에 머물며 붓을 묶어 주고는 

양식이나 소금을 얻어 다시 사찰로 돌아갔다. 

아마 혜정이라는 이 승려는 묵재 집 붓만 묶어준 것은 아닐 테고 

여러 집 붓을 돌아가며 묶어주었을 것이다. 

이렇게 묶은 붓은 사족들에게 보내는 선물이 되고, 

붓은 양식이나 반찬거리로 바뀌었을 것이다. 

묵재는 글씨를 잘 썼는지 주변에서 책 제목이나 병풍 글씨, 편액을 써달라는 청을 많이 받았던 모양인데

그 자신 대과 급제자인데다가 글씨도 나름 잘 썼으니 

그가 보내는 "묵재표 붓"은 나름 사족들 사이에서는 좀 먹히는 "상품" 아니었을까. 

*** 편집자주 ***

저 시대 승려는 다기능 장인이었다.

붓 만들기 뿐이었겠는가?

온갖 집안 대소사를 맡아하는 집사였다.


묵재일기...논을 사고 지급한 물품들

묵재일기...논을 사고 지급한 물품들

묵재일기에 보면 논을 사러 보내는 장면이 있다. 이때 논을 산 대가로 뭘 지불하는가 하면, 목면 1동호피 큰 것과 작은 것 2장, 백지 (권수 누락)상지 10권빗 140개향합과 사향로 각 1개벼루갑 1개

historylibrary.net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