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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사각사각하는 대숲에 들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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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오늘이라던가?
바람은 센 편인데 그리 차갑지는 않다.


명절이라 해서 시끌벅쩍함 사라진지 오래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들녘은 아직 겨울이나 볕이 들고 바람 막힌 남쪽 두렁으론 봄이 피어난다.


벌써 파릇파릇
뽑아다 무침하면 제격이로대 언제나 이맘쯤이면 냉이가 제철이라.


부엌엔 엄마가 캐다가 흙털어 씻어놓은 냉이 한 웅큼 어젯밤 라면에 절반 사라지고 이만치 남았으니, 그 맛 보지 못한 날 위한 뭉치라며 저리 남았다.


저 논 마늘밭인지 다마네기 밭인지 총깡총깡 뛰어다니던 개가 뜀새 이상해 살피니 세 발이라,
묻거니와,
장애견 등록은 했더냐?
어찌하여 한 다리 잃었는진 모르나, 치정 얽힌 사건은 아니었기 바라노라.


논두렁 거닐다 서걱서걱하는 소리 나는 대밭으로 들어선다.
간벌을 좀 했음 어떨까 하나 요새 한가로이 대밭 돌보는 사람이 있기라도 하더냐?


대밭으론 바람도 스며들지 못한다. 사각사각하는 소리, 댓잎 부대끼는 파열음이라.
대숲이 여름이 좋은 줄로 아나, 실은 이 무렵 제격이라.
한여름 대밭은 모기 왕국인 까닭이다.


동네 어구 도는데 절반이 인기척 없는 곳이라,
텅텅 비었으니,
그래 대밭은 속삭임 있으니 그쪽이 나을 성 싶다.

봄은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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