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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삼존불三尊佛? 존尊한 분은 오직 한 분인데 삼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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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이 근자 SNS 등지에서 [#주간명품]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박물관 소장품 중 안압지 출토 불교공예품이다.

 

흔히 안압지라 일컫는 경주 월지月池 출토 판불板佛 10점 중 하나인데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불상은 중앙의 본존불이 있고 그 좌우에 보살을 배치하였습니다. 본존은 민머리에 육계가 있으며, 얼굴은 통통합니다. 화려한 연꽃받침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여 설법인說法印의 손갖춤을 하였는데, 석가모니가 최초로 설법을 행할 때 맺었던 손모양인 초전법륜인初轉法輪印 입니다. 좌우의 보살은 본존을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며 손에 연꽃을 쥐고 있습니다. 머리를 틀어 위로 묶은 보계寶髻는 정면에 꽃모양의 장식이 있는 머리띠로 묶여 정돈하였습니다. 가슴은 불룩하고 허리는 잘록하여 삼곡三曲 자세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광배는 맞새김으로 여러 무늬를 표현하였습니다. 뒷면에는 밀랍띠를 가로와 세로로 얽어 넣어 심을 만든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안압지 판불 정면

 

 

그러면서 그 명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삼존불 金銅板三尊佛像 Buddhist Triad
경주 월지 / 통일신라 7세기 말 / 전체높이 27.0㎝

 

이를 삼존불이라 하고, 그에 대한 영어 표현으로 Buddhist Triad라 썼다. triad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이 경우에 해당하는 설명을 저명한 Cambridge Dictionary에서는 아래와 같이 풀면서 용례를 제시한다. 

 

[ S ] literary
three related things that form a group: 

the classic triad of the visual arts: architecture, painting and sculpture

 

주로 문어체에서 사용하는 말로서, 한 구룹(무리)을 형성하는 사물 세 가지를 말한다고 한다. 이 그룹을 형성하는 세 가지가 각기 어떤 위치인지는 밝히지 아니하나 용례로 보건대 세 가지는 각기 등가다. 다시 말해 똑같거나 비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이다. 

 

본론으로 돌아간다. 저런 불상 양식을 일컬어 흔히 삼존불 혹은 Buddhist Triad라 하는데 맞는 말인가? 저 설명에서 보듯이,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실물에서 보듯이 조 공예품은 오직 부처님 한 분을 빛내기 위한 표현이다. 


안압지 판불 뒷면

 

 

존귀하고 존귀하신 분은 오직 부처님 한 분이 있을 뿐이다. 그 양 옆은 무엇인가? 그 존귀하고 또 존귀하신 부처님을 빛내게 하기 위한 찬조출연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저런 보살들을 부처님 양쪽 옆구리 옆에서 시봉한다 해서 협시보살脇侍菩薩이라 한다. 협시란 옆구리[脇]에시 시봉[侍]한다는 뜻이다.  

 

함에도 어찌하여 저런 양식 불교공예품 혹은 불교조각을 삼존불이라 할 수는 없다. 

 

잘못된 용어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본다. 순자가 그토록 강조한 정명正名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 용어가 어찌하여 저리 정착하게 되었는지, 일본 학계 영향이 짙은 것도 같지만, 중국 본토에서도 저런 표현을 더러 만나는데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 

 

부처님이 협시보살과 동급으로 취급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저런 양식 불교조각이나 공예 혹은 회화 등등은 어찌 표현해야 하는가?

 

그냥 부처다. 더 구체로 밝힐 것 같으면 양쪽에 보살이 시봉하는 부처, 혹은 양쪽에 보살을 거느린 부처다. 그에 대한 영어 표현으로는 

 

Buddha (flanked by <two> bodhisattvas) 

 

정도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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