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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vs. BTS 정국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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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수사심의위, '이재용 수사중단·불기소' 권고(종합2보) | 연합뉴스

대검 수사심의위, '이재용 수사중단·불기소' 권고(종합2보), 민경락기자, 사회뉴스 (송고시간 2020-06-2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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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결과가 이리 되어서가 아니라, 나는 이 사안은 불기소로 간다고 봤다. 내가 무에 이쪽에 조예가 있겠느냐마는 그리 된다고 본 이유는 이 사안을 검찰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라는 법적 구속력은 전연 없으나, 그 권고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그런 데로 끌고갔다는 것 자체가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 까닭이 가장 컸다. 

 

검찰이 이미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마당에 혹자는 이런 권고를 두고 검찰 수사가 잘못되었으니 하는 말들을 하지만 나는 개소리로 본다. 이재용은 명백히 범법했다. 이 사안은 삼성이 편법 불법으로 이재용한테 경영권을 세습하고자 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고 본다. 명명백백한 범법 불법 행위임은 하늘이 두쪽 나도 변함이 없다. 

 

이재용 구속을 촉구하는 사람들

 

핵심은 그게 아니라고 나는 본다. 한국 경제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한 데서 나름 격론을 거쳐 저리 권고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이런 권고 이면에는 윤석열에 대한 견제심리? 뭐 이런 것도 아주 없을 것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암튼 여러 모로 검찰이나 수사심의위원회나 이재용 기소로 몰아부치기에는 부담이 컸으리라 본다. 

 

그런 부담을 검찰은 수사심의위로 던져버렸으니 이 얼마나 편한가? 

 

이런 사태에 즈음해서 과연 내가 저 수사심의위원이라면 나는 어떤 쪽에 섰을까를 생각해 보곤 했다. 검찰과 변호인 양쪽에서 제시한 자료들이 없으니 뭐라 확신할 수는 없으나, 결론만 보면 나 역시 불기소 쪽에 서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곤 했다. 다만 그리하되, 단서를 달지 않았을까 한다. 첫째, 이재용은 명백히 불법을 저질렀다. 이는 하늘이 두쪽나도 변함이 없다. 둘째, 그에 대한 모든 행위에 이재용은 그것을 용인하고 수용한다. 셋째, 그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하며, 그에 상응하는 사회환원 혹은 봉사를 약속 이행한다. 뭐 이런 우스꽝스런 상상을 하곤 했다. 

 

 

이재용

 

그럼에도 한 켠에선 영 께름칙하다. 나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저들의 죄가 결코 덮어질 수는 없다고 본다. 이리 되면 참말로 세상 더러워지는 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그 금언 말이다. 돈 없어 당하는 사람들은 뭐냐는 것이다. 기자로서, 아니 기자였던 나로서, 혹은 그것을 뛰어넘어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 역시 이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명백히 불법을 저지른 이재용을 용서하는 저런 혜량이 힘없는 사람들한테도 동일하게 베풀어야는 거 아니겠는가? 비단 장발장을 논급할 필요도 없다. 아무튼 그래서 영 기분이 지랄 같다. 

 

그 사안의 크기나 중대성이라는 측면에서 동렬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아주 엇비슷한 사안에 저 유명한 방탄소년단 정국 교통사고건이 있다. 

 

 

 

교통사고 낸 정국, 식껍한 BTS와 빅히트

'택시와 충돌사고' BTS 정국 기소유예 처분받아 송고시간 | 2020-01-23 18:16 애초 이 사건을 내가 간접으로 처음 접했을 적에는 그냥 그저그런 추돌사고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했다. 한데 그 사건에 대

historylibrary.net

 

어이없는 교통사고를 낸 정국은 그가 방탄소년단 멤버가 아니었던들 기소가 되어야 마땅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그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검찰에다가 사건을 송치했다.

 

한데 서울지검은 이 사건을 검찰시민위원회라는 데다가 회부했다. 검찰시민위원회는 검찰이 공소 제기·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때 국민 의견을 참고해 수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이 역시 이재용 불기소를 권고한 대검 수사심의위원회와 비슷하게 그 결정 혹은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안다. 다시 말해 검찰은 그런 권고를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제도 도입 취지를 볼 적에 그것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방탄소년단 정국

 

결국 서울지검 검찰시민위원회나 대검 수사심의위는 언뜻 보기와는 달리 검찰을 구속하는 제도가 아니라, 그 운용 여부에 따라 검찰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덜어주는 아주 편리한 제도이기도 하다. 

 

저렇게 잘 나가는 방탄소년단 멤버를, 더구나 전 세계에 걸쳐 그 두터운 아미라는 초강력 팬덤을 거느린 그 멤버를 기소한다는 게 어찌 검찰로서도 곤혹스럽지 않겠는가? 

 

이런 곤혹스러움을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라는 권고기구 권고라는 형식을 빌려 아주 가볍게 털어버렸다. 

 

물론 이 사안과 저 사안을 동렬로 비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진짜 윤석열로서는 이재용을 구속하고, 혹은 그것이 여의치 않더래도 기소를 해서 법정에서 그 유무죄를 다투어 유죄를 입증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런 불기소 권고가 그이 가오를 심대하게 상하게 했을지 모른다. 

 

the untouchable의 영역에 들어선 BTS

 

하지만 이 편리한 제도를 통해 여러 부담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윤석열이 결국 불기소 권고를 따르리라 본다. 

 

그건 그렇고 검찰시민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도 그 운용 양태를 보건대 이것도 결국은 유명하거나 이런저런 위치로 거물인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유리한 국면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제도는 그 운용이 도입 취지와는 전연 달리 어떤 방향으로 기성 권력을 위해 복무하는 방향으로 어용화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보기라 하겠다. 

 

서구에서는 법원에서 흔한 배심원제도가 한국화한 그런 양태가 아닌가 하는 저런 제도가 결국은 언터처블들 untouchables를 합법화하는 도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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