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 명칭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논란이 끊이지 아니했고, 그런 논쟁을 거쳐 적지 않은 개변이 이뤄져 오늘에 이른다. 그 논쟁과 노력을 내가 폄훼하고는 생각은 없다. 오죽이나 골치 아픈 문제인가?
그제 내가 '풍납토성' 검색어 문제를 거론했거니와, 오늘은 그 연장에서 이 풍납토성과 각기 북남에 위치하면서 세트를 이루는 한성백제시대 주요 도성 중 하나인 몽촌토성 문제를 거론하고져 한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풍납토성. 문화재 지정 명칭은 '서울 풍납동 토성'이다.
몽촌토성은 현재 대한민국 사적 제297호이거니와, 그 소재지는 서울 송파구 방이2동 88-3번지 일대다. 서울올림픽공원 안에 위치한다. 한데 그 지정 명칭은 '서울 몽촌토성夢村土城'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풍납토성 공식 명칭이 '서울 풍납동 토성'이라면, 또 그것이 나름 원칙을 준수한 것이라면, 당연히 이 몽촌토성 문화재 지정 명칭은 '서울 방이동 토성'이 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실상은 전연 달라 저 토성은 문화재 지정 명칭이 '서울 몽촌토성'이다.
몽촌토성이라는 명칭은 지금은 모조리 올림픽공원 조성과정에서 이주케 한 몽촌, 곧 꿈마을이 자리한 데서 비롯한다. 몽촌이라는 마을에 있던 토성이라 해서 몽촌토성이라 부른 것이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몽촌토성(오른쪽 위 귀퉁이)과 석촌동고분군. 몽촌토성은 문화재 지정 명칭이 '서울 몽촌토성'이다.
그렇다면 풍납토성은? 이 역시 마찬가지로 풍납風納, 곧 바람들이라는 마을이 자리한 곳이라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이전에는 이 풍납토성 일대는 경기도 광주군 구천면 풍납리에 속했으므로, '풍납리토성'이라 했다. 그것이 나중에 서울에 편입되고 그곳이 풍납동이 되면서 '풍납동토성'이 된 것이다.
같은 논리대로 첫째 '서울 풍납동 토성'을 따른다면 몽촌토성은 그 문화재 지정 명칭이 '서울 방이동 토성'이 되어야 할 것이요,
둘째, '서울 몽촌토성'을 기준으로 따른다면 풍납토성은 '서울 풍납토성'이 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이도저도 죽도밥도 아닌 '서울 풍납동 토성' vs. '서울 몽촌토성'이 문화재 지정명칭이 정착한 까닭은
첫째, 문화재청과 문화재위 혹은 관련 소위가 간여해서 만든 기준이 실은 뒤죽박죽이었고
둘째, 그네들이 기준 혹은 준거가 무엇인지를 몰이해한 까닭으로 나는 본다.
풍납토성
저런 기준을 보통 만들 적에 고고학 혹은 미술사를 포함한 관련 대학 교수 혹은 그에 버금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자문위원 등의 형식으로 간여하게 되거니와, 학문을 업으로 삼는 자들이 기준 혹은 법칙을 이해하거나 만들 줄을 모를 리 있겠는가?
논리학은 논리학 전문가가 만들어낸 고상한 그 무엇이 아니다. 논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서 습득하게 되는 인간 본연의 법칙이다. 누구나 아는 이 논리조차 모르니 그 한심함은 다시 일러 무엇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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