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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과 족보 이야기

서자 박제가의 한 (4) 조선을 멸망으로 이끈 서자들의 恨

by 신동훈 識 2026.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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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가 스스로 이에 대한 글을 남긴 바는 없지만 

주변 정황을 보면 박제가가 지녔을 한은 그가 아니면 알 수 없으리라. 그만큼 처절했으리라.  

그는 당대 조선 최고의 벌족 출신으로 

5대 문과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5대 진사만 해도 목이 부러질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그 아버지는 박제가가 유일한 혈육 아들이었음에도 

그는 적자가 아니라 서자였다. 

이렇게 서자가 되어버리면 허통을 허락하지 않는 한은

당연히 대대로 서얼금고가 되어버리니, 

똑똑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 아버지가 그의 재주를 아껴 최고의 교육까지 시켜 놓으니

그가 품었을 한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신동헌 화백이 그린 한국 최초의 극장용 장편 만화영화 ‘홍길동’(1967).


조선시대에 이렇게 이례적으로 좋은 교육을 받았다, 좋은 백업을 받았다 싶으면

그 주변의 정황을 알아보면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신사임당-. 

이 집안은 아들이 없이 딸만 다섯인 집안이었다. 

그 아버지가 신사임당에게 왜 그렇게 일반적인 반가의 여성들이 받는 수준 이상의 교육을 했던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조선시대 서자의 한이 어찌 박제가 하나 뿐이었으랴. 

나라의 절반이 서자라고 한탄한 영조의 말 그대로 믿자면, 

조선후기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반이 노비,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의 또 절반은 서자였던 셈이다. 

그들의 한만 모여도 어찌 나라가 망하지 않겠는가.

조선이라는 나라는 그 한이 모여서 망한 것이다. 

 

*** [편집자주] ***

 

조선을 망하게 한 힘이 결국 새로운 조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힘이다. 

탐욕한 일본 때문에 망했다는 말이야 책임회피라는 측면에서 참말로 편하기는 하지만,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라는 내재하는 분노가 임계점이 폭발한 것이 조선 왕조 멸망이다. 

실제 저 무렵 혁명의 주축으로 나선 인물들은 밑도끝도 없는 집합추상명사 민중이 아니라, 앙시앙레짐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서자 혹은 못 배워서 한이 된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품었을 분노와 한은 조선 멸망을 계기로 비로소 활화산처럼 분출한다. 

그 힘이 지금의 대한민국 밑거름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일본 식민지가 되었다 해서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저 힘이 분출하는 외피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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