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갈현동 절터, 세곡동 유적과 회암사지의 총합

성남시 의뢰로 중앙문화재연구원이 한 건 한 성남 갈현동 사지寺址는 실상 딱 절터만인가 하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이를 초보 검토한 어느 지인의 말대로 절이었을 수는 있으나 시종 절로만 썼는가는 의문이 일 수 있다.

그보다는 전반에서 풍기는 양태로 보아 나는 기존 절터를 모종의 다른 기능으로 전용하지 않았나 하는 상상도 해 본다. 

조사단은 일단 건물 배치 품격과 출토 유물로 보아 이곳을 조선 전기 왕실 원찰로 추정했으니 주변에서는 기와 가마도 나왔다.

갈현동 절터. 아래까지 첨부사진은 모두 이한용

물론 이 정도 건물을 올리려면 주변에 그에 소요하는 막대한 기와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시설인 가마를 운영한 경우는 멀리 백제시대 부여 왕흥사지를 비롯해 더러 있지만

조선 전기와 왕실 원찰급 건축물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보건대 반드시 비교검토가 있어야 할 데가 서울 강남 세곡동 유적과 양주 회암사지다.

한강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한 전자는 확실히 사찰이라는 흔적은 없었지만 그에 버금하는 중대한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고대광실이 있었던 흔적이 뚜렷했으니 주변엔 광평대군 묘역과 태종 세종릉과 모종의 관련이 있는 제당임은 거의 확실하다.

유의할 점은 인근 가장 후미진 데서 발견된 기와가마 두 기다. 이 가마는 현지에 원형 보존됐다. 그 가마 아궁이에선 범자 무늬 막새인가가 그대로 출토하기도 했다.

회암사지는 널리 알려졌듯이 고려 때 이미 거찰이었다가 조선전기엔 실상 이방원한테 쫓겨난 이성계가 상왕 태상왕으로 기거한 왕궁이었다.

흡사 회암사지 그것을 연상하는 잡상 치미

이곳은 완연한 사찰이나 그렇다고 꼭 그렇게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찰 왕궁 복합시설이라 보는 편이 정확하다.

갈현동 절터는 흡사 이 둘을 짬뽕한 양상이다.

문제는 왕실 원찰이라 할 때 그것이 지향한 모태는 무엇이냐는 점.

주변에 왕릉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엇을 위한 원찰이냐는 의문이 아리송송하다.

주변에서 왕가의 무덤을 찾거나 혹은 그에 버금하는 권력자 집안 묘지가 있어야 한다.

세곡동과 비교해야 하는 기와들

나는 이 가능성은 상대로 낮지 않을까 한다.

왜?

그 위치 때문이다. 고갯길 길목이다.

그보다는 그 전 시대 혜음원 같은 역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는 서영일처럼 생평 교통로 하나로 먹고사는 인간들이 구명해야 하는 일이다.

 

***

 

이번에 지도상에서 이곳이 차지하는 지리정보를 주목하지 않았는데, 이 소식에 대한 송광사 성보박물관 김태형 선생 다음 논급은 음미할 만하다. 

 

오늘 올라온 경기도 성남시 왕실 원찰관련 기사를 보니 뭔가 감이 온다. 이번에 발견된 절의 위치를 보니 경복궁에서 직선거리로 20여km 인근에 헌인릉이 있다. 헌인릉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선을 쭉 이으니 직선거리 40여km 거리에 영릉이 있다. 

답이 나온거 같다. 헌릉 즉 태종의 능에서 15리 남짓 동남쪽으로 가면 이 절터가 나오고 여기서 다시 100여리를 가면 세종의 능인 영릉이 나온다.

이쯤되면 이번에 발견된 중원구 갈현동 절터는 왕궁에서 헌릉, 헌릉에서 영릉, 혹은 왕궁에서 여릉을 잇는 중간 기착지로 보인다.

어쩌면 헌릉의 원찰이 아니었을까하는 조심스런 생각도 해본다. 물론 헌릉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수서동 540번지 일원에서 확인된바 있지만 기와가마와 혼재되어 나타나는 양상으로 보아서는 능침사찰 혹은 원찰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현재까지의 내 생각으로는 필경 헌릉과 영릉과 연관이 있는 사찰이 아닐까 하는 게 잠정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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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갈현동 갈마치 골짜기에서 출현한 조선전기 거대 사찰(유적 브로셔 첨부하니 다운로드하시

 

 

성남 갈현동 절터 출토 유물들 by 이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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