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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술별과 주성酒星, 술샘과 주천酒泉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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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 '원샷'. 연합뉴스



술을 소재로 한 이태백 연작시 ‘月下獨酌(월하독작)’ 중 두 번째는 다음과 같이 시작하니,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이니 이를 흔히 옮기기를,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으면

하늘에 주성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

땅에 어찌 주천이 있겠는가


라고 하거니와, 언제나 나에게 고민은 이런 옮김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주성(酒聖)과 주천(酒泉)을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간주한 것이라 이리 옮긴 것이니, 주성과 주천은 실재하는 고유명사다. 하지만 저런 옮김은 ‘술’과 ‘酒’가 운율에서 절대로 대응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나는 본다. 그래서 나는 저보다는 다음과 같이 옮겨야 더 좋다고 본다.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으면

하늘에 술별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

땅에 어찌 술샘이 있겠는가


'주성'과 '주천'을 그대로 살리려거든 저 대목은 다음과 같이 옮겨야 한다. 


하늘이 주를 즐기지 않으면

하늘에 주성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주를 즐기지 않는다면

땅에 어찌 주천이 있겠는가


언제나 번역은 고민이다. 요컨대 운율로 볼 때, 술이 나오면 술이 나와야지 주가 나와서는 실로 그 맛이 나지 않는다. 


*** 이상은 이태전 내 페이스북 포스팅을 손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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