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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시체 얼굴에 수은을 쏟아부은 고대 일본 무덤[1] 검劍과 경鏡

by taeshik.kim 2024.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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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 이 소식을 접하기 전에 일본 고고학계에서 통용하는 특유한 용어를 알아둠이 좋다. 

먼저 할죽형 목관割竹形木棺이란 말이 있다. 얼빠진 한국고고학도 중에서도 이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 쓰는 일도 본 듯한데, 이 말은 간단히 말해 통나무 목관이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석실石室에서 발견된다. 

통나무를 그대로 관으로 쓸 수는 없으니, 길쭉한 방향으로 절반을 잘라 내고는 그 속을 파내면? 뭐야? 그냥 통이 생기지? 그래서 이런 모양이 마치 속이 빈 대나무를 반틈을 가른 모습이라 해서 저런 말을 쓴다. 
알고 보면 암것도 아니다. 

다음 조출造出이라 쓰고 쓰쿠리다시(일본 원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면 쯔쿠리다시 つくりだし가 된다. 무덤에 직접 붙은 부분으로 반원형 혹은 방형 단壇 모양 시설이다. 造出し 혹은 造り出し 라고도 쓴다. 고분시대 중후기 대형 전방후원분型前方後円墳을 비롯해 극소수 무덤에서만 확인된다. 

긴 설명 필요없이 아래 모식도에서 보자. 


 
주호周濠란 테두리 해자라는 뜻으로 무덤 밖으로 둘러친 도랑을 말한다. 외제外堤란 그 바깥을 두른 담장 같은 시설이다. 

저런 무덤을 전방후원분이라 하는데, 시체를 묻는 공간은 봉분을 둥글게 만드는 대신, 그 앞쪽에 사각형 비스무리한 마당을 붙여 놓았기에 저리 부른다. 공중에서 바라보면 악기 장고를 닮았다 해서 한국에서는 장고형 고분이라 부르기도 한다. 

배총陪塚이란 딸린 무덤이다. 보통 무덤 주인공을 시봉한 사람이 묻힌 곳이다.  
다만 저 모식도로는 조출造出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간단히 말해 돌출부라 생각하면 될 성 싶다. 성벽으로 치면 망루를 세우기 위해 바깥으로 툭 튀어 나오게 마련한 치와 같은 데라 생각하면 쉽다. 
우리가 탐구하고자 하는 일본국 나라奈良 부웅환산고분 富雄丸山古墳을 보면 평면도가 아래와 같다. 
 

 
 
이게 참 묘해서 이번에 발굴한 데는 분정부墳頂部라 표시된 지점이 아니다. 그 분정부가 중심이었을 봉분 중 동북쪽 부분으로 돌출한 단을 하나 만들고선 무덤 하나를 더 썼으니 저기가 발굴된 것이다. 

저 분정부라 표시한 지점은 이미 일찍이 도굴이 이뤄진 모양이라, 지름 109m인 저 봉분 테두리 돌출부 지점이 남은 까닭은 아마도 그곳이 무덤인 줄 몰랐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싶다. 덧붙여 저 무덤 배치 양식을 보면 이번에 발굴된 곳은 저 큰 무덤의 배총 곧 딸린 무덤 곧 satelite tomb다. 



이번에 발굴된 사행검은 길이 2.37m에 이른다.



다음 사행검蛇行剣이다. 다코켄だこうけん이라 읽는 이 말은 적어도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뱀이 기어가는 듯한 형상을 한 칼을 말한다. 고분시대古墳時代 철검鉄剣 중 하나로, 칼 중에서도 몸통이 뱀 몸둥아리처럼 굽은 만곡을 이루는 형상을 했다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이런 칼을 대할 때 항상 유념에 둬야 할 점은 철저히 종교의식용이라는 사실이며 그런 칼을 의식에 가장 중요하게 다른 종교가 도교라는 사실이다.

도교는 검劍, 곧 칼을 거울[鏡]과 더불어 2종 신기神器 혹은 법구法具 라 해서 신주 받들듯 한다는 사실이다. 검경劍鏡은 도교에서는 법신法身 그 자체다.

저런 구불구불한 칼이 번득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식은 땀이 난다.




가시하라 고고연구소에서 혹 칼 몸통에 글자가 없나 해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모양이다.

칼은 워낙 도교에서 귀히 여기는 까닭에 저걸 타고서 신선이 된다는 믿음이 있다. 생물학적 죽음조차 거부하는 도교는 실제 사람이 죽지만 그런 사람이 저 칼을 타고서 신선이 된다 했다.

이런 신선을 시해선屍解仙이라 한다. 이런 측면이 고대 일본에서는 어떻게 구현하는가?

놀랍게도 저 칼이 세트를 이루어 출현했다. 무엇과 세트인가?

칼이 나왔으면 당연히 따라 나와야 하는 유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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