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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과 도홍경陶弘景의 본초경집주本草經集注

by taeshik.kim 2018.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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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본초경이 최고품으로 꼽은 약초 인삼(人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현존하는 중국 가장 오래된 전문 본초학서다. 그 성립 연대는 이론이 분분하나 기원전 1세기 무렵 전한 말기가 아닐까 한다. 본초(本草)란 글자 그대로는 근간이 되는 풀이란 뜻이니, 예서 본초는 말할 것도 없이 약초를 말한다. 신농(神農)이라는 말이 들어간 까닭은 그 저자가 神農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니, 신령스런 농사꾼이라는 액면 글자가 시사하듯이, 신화상 인물인 그는 농업을 일으킨 시조로, 특히 병 치료에 맞는 약초를 찾아 이것저것 맛보느라, 독물에 중독도 되고 했다고 한다. 이런 神農이라는 신화상 인물에 그 저자를 가탁한 것이 신농본초경이다. 

 

약초로서의 '본초(本草)'라는 말은 《한서· 평제기(漢書平帝紀)》에 가장 빠른 용례가 검출된다. 하지만 本草라는 말에 끌려 반드시 초본 식물만을 약물 대상으로 삼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부 광물질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약물을 통칭할 때 흔히 本草라고 했다. 그렇지만 본초가 약물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신농본초경》은 그 본래 모습이었을 원서가 산일(散佚)되고 현재 통용되는 판본은 이곳저곳에 산발적으로 인용된 글들을 모아 놓은 소위 집록(輯錄)이다. 이 집록에 수록된 약물은 총 365종이니, 이 숫자가 임의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1년 365일을 염두에 두었음이 확실하다. 

 

그 구체적인 내역을 보면 풀 종류인 초(草), 곡물 종류인 곡(穀), 미곡 종류인 미(米), 과실 종류인 과(果), 나무 종류인 목(木), 곤충 종류인 충(蟲), 물고기 종류인 어(魚), 집에서 기르는 짐승인 가축(家畜), 광물질들인 금석(金石) 등을 포괄한다. 보다시피 순전한 식물성 외에도 동물성도 제법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본초경은 그들 약물이 인체에 작용하는 기능, 다시 말해 약효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따라 上, 中, 下 3품(三品)으로 세분한다. 당연히 효능이 가장 뛰어난 것을 상품, 그 중간인 것을 중품, 가장 낮은 것을 하품으로 배속한다. 

 

중품으로 분류한 말벌집 봉방(蜂房)

 

 

上品은 120종이다. 上品은 독성이 없는 무독(無毒)이면서, 강장 역할을 하는 자보강장약(滋補强壯藥) 계열이니, 오래도록 복용할 수 있는 것이라 해서 인삼(人蔘), 감초(甘草), 구기(枸杞), 대추인 대조(大棗), 아교(阿膠), 거북껍데기인 구갑(龜甲) 등이 속한다. 지금도 한국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 중에 대추를 제일로 치는 전통이 이 신농본초경과 무관치 않다. 거북을 중시한 까닭은 그것이 미래를 예언하는 신령스런 기운이 있는 동물로 간주된 전통과 밀접하다. 그 옛날에는 거북 등껍질로 점을 쳤으니 말이다.  

 

인삼은 언제나 최고의 본초로 쳤으니, 관건은 그것이 어디에서 생산됐느냐였다. 역시 고려인삼이 최고였으니, 단군조선 이래 한민족 최고 수출품은 갤럭시도 아니요, 현대차도 아니며, LG전자 에어컨도 아닌 고려인삼이다. 

 

中品 역시 120종인데, 이 역시 무독(無毒)하기도 하지만, 혹 독성이 있는 유독(有毒)도 포함하니, 병을 억제하고 허함을 보강하는 억병보허(抑病補虛) 작용이 있다고 간주된 약물이 포진한다. 그 실례로 보면 당귀(當歸), 황잠(黃岑), 마황(麻黃), 후박(厚朴), 백합(白合), 매실(梅實), 봉방(蜂房·벌집) 등이 있다.

 

요새도 우리사회에서는 벌집을 따서 그걸 달여 먹으면, 신경통에 좋다 해서 인기가 제법 있는 편인데,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신농본초경에 닿는다. 벌집 잘못 건드려 목숨까지 잃는 일도 더러 있으니, 조심하기 바란다.  

 

下品은 125종인데, 유독(有毒)해서 오래도록 복용할 수는 없다. 독성이 강한 까닭에, 그 효능은 더하다고 봐야 한다. 한열(寒熱)을 제거하고 쌓인 응어리인 적취(積聚)를 없앤다. 감수(甘遂), 오두(烏頭), 파두(巴豆), 도인(桃仁), 구인(蚯蚓) 등이 있다. 감수는 '개삼수'라 검색하면 그 실체를 엿보며, 오두와 파두는 식물이고, 도인은 복숭아나 살구씨에서 빼낸 속살이며, 구인은 지렁이나 거머리 종류다. 

 

한반도 고고학 조사성과를 보면, 복숭아씨는 대부분 드릴 같은 것으로 뚫어 속이 파낸 흔적이 보인다. 왜인가? 그 속을 파내서 약물로 썼기 때문이다. 

 

후백제 건국시조 견훤은 하필 그 아버지가 지렁인가? 그것이 영물이기 때문이다. 영물인 까닭에 약물로서의 효능도 있었던 것이다. 견훤을 깎아내리고자 아버지를 지렁이로 만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각 품별 분류에는 순서가 있어 옥석(玉石)을 제일로 치고 그 다음에는 초목(草木)과 충수(蟲獸), 과채(果菜)가 뒤따르며 미식(米食)은 맨 나중에 온다. 늘 먹을 수 있는 것은 뒤로 돌린 반면 희귀품을 앞세웠음을 알 수 있다.

 

《神農本草經》이 문세(問世)하자, 그 활용이 널리 퍼져 점차 그에 대한 추가 연구 확충도 이뤄진다. 예컨대 감숙성(甘肅省) 무위(武威)에서 출토된 東漢시대 간독(簡牘)에서는 근 100종에 달하는 약물을 기재했으니, 개중 20종은 현존 《신농본초경》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神農本草經》은 약물학서로 권위를 절대화함에 따라 각종 주석본 혹은 증보판이 출현하게 된다. 이런 류에서 가장 저명한 것이 바로《본초경집주(本草經集注)》(본초경집주)라고 하는 중국 남조 시대 양(梁)나라 도사(道士) 겸 명의(名醫)인 도홍경(陶弘景·452~536) 저작이다. 

 

하품으로 분류한 복숭아씨 도인(桃仁). 충남 공주 공산성 백제목곽고 출토

 

 

이 《本草經集注》는 글자 그대로는 신농본초경을 집주했다는 뜻이니, 신농본초경을 분석 해설한 후대 책들을 종합 완성했다는 뜻이다. 이에는 당연히 도홍경 본인의 해설도 들어간다. 도홍경은 이 작업을 하면서 편작을 비롯한 역대 중국사 저명한 의사 전기인  《명의별록(名醫別錄)》이라는 의서에 나오는 약물 365종을 덧보탰다. 이렇게 해서 이 도홍경 본 《신농본초경집주》에는 기존 신농본초경 365종을 합하여 730종 약물이 수록되기에 이른다.

 

이 《本草經集注》는 도홍경 생몰 연대를 고려할 때 대략 5세기 말에 성립되었다고 생각된다. 전 7권이다. 그 편술 특징을 보면 약물을 자연계 속성에  따라 모두 6종류(六類)로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1. 옥석류(玉石類)

2. 초류(草類)

3. 목류(木類)

4. 충수류(蟲獸類)

5. 과채류(果菜類)

6. 미식류(米食類)

 

가 그것이니 이것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이후 중국 약학의 1차 집성으로 평가된다. 

 

홍경은 약용식물 산지와 채집 시기가 치료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거니와, 예컨대 마황(麻黃)은 추계(秋季)에 채집해야 약효가 가장 뛰어남을 말하고 있다. 또한 식물의 생리와 기후간 상관관계도 인식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분류에 있어 약물 본래의 효능에 의해 약물 품목을 나누어 玉石, 草, 木, 蟲, 獸, 果, 菜, 米食의 5가지로 분류했다는 점에 있다. 이는 동식물 분류의 중대 발견이라 평가된다.

   

이러한 분류 방법은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예컨대 唐代에 나온 《신수본초(新修本草)》, 宋代의 《중수경사증류본초重修經史證類本草)》, 明代의 《본초품회정요(本草品匯精要)》 등이 모두 이 방식을 따른다.

 

본초경집주 출현 이후 唐 高宗 현경(顯慶) 4년에 편찬한 《新修本草》가 출현한다. 이 의서는 《본초(本草)》, 《약도(藥圖)》, 《도경(圖經)》의 세 부분, 도합 54권이다. 약용 동식물로는 850종을 취급하니 집주에 비해 114종이 추가됐음을 알 수 있다. 《藥圖》는 본초경집주에도 있었으나 실존되고 현재는 그 잔권만이 겨우 남았을 뿐이다. 

 

지렁이도 약물..독성이 강하다 해서 하품으로 분류한 구인(蚯蚓)

 

 

《本草經集注》

7卷, 梁 陶弘景 撰, 約成書於5世紀末. 此書는 《神農本草經》을 基礎로 삼고 補入 魏晉年間 諸 名醫하여 增添한 內容(卽《名醫別錄》)으로, 加上 陶弘景 本人의 注釋하여 成했다. 全書 共收 藥物은 730種 이며 其中《神農本草經》 365種, 《名醫別錄》 365種이다. 書前 首에다가 序錄과 作者 釋文을 들고 其下는 藥物 各論이며, 諸藥은 分隸하여 玉石․草木․蟲獸․果․菜․米食 6類에 예속시키고, 나아가 把基原不明或已經不用之藥歸入“有名未用”類했다. 此分類法以藥物自然屬性分類, 比《神農本草經》的三品分類法先進. 在此書之前, 世間流傳的《神農本草經》․《名醫別錄》․內容均較混亂, 《本草經集注》采用統一體例整理各藥條文, 成爲早期經典本草的範本. 陶弘景注文及其創設的“諸病通用藥”․“七情表”等, 豊富了早期藥學理論, 並方便臨床用藥. 書中用朱筆寫《本經》, 墨字書寫《名醫別錄》, 個人見解則用小字注於藥物正文之後, 使全書出處分明, 源流清晰, 後世藥書多繼承這種嚴格標注文獻出處的傳統, 使中國本草學文獻脈絡明晰. 作者在注文中補充大量有關藥物形態․鑒別․産地․效用等內容, 對確定藥材品種, 保證用藥安全均有重要意義. 另外, 書中補充了眾多藥物制劑․炮炙․采收․劑量等資料, 又在序錄中設“解百藥及金石等毒例”, 此爲最早之中藥解毒專篇. 總之, 陶弘景《本草經集注》所創立的本草分類法及新體例, 多爲後世本草著作所仿效. 

 

《本草經集注》 原書는 僅存 殘篇하며, 그 主要 內容이 《證類本草》에 수입된 까닭에 至今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 現재는 日本 森立之 所輯 《重輯神農本草經集注》七卷(1847年)․1961年 尙志鈞이 輯한 《本草經集注》가 傳世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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