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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신참 허준박물관장이 두 달 벼락치기로 만들어낸 동의보감 특별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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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

 
동의보감을 논할 적에 이 분야 직업적 학문종사자들도 언제나 간과하는 점이 저 위대한 동양의학 유산이 실은 류서類書라 해서 분류식 백과사전이라는 대목이다. 

동의보감은 사전이다. 이 점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류서는 첫번째 특징이 그 분량이 거질이라는 사실이다.

동의보감 역시 당시 입수 가능한 각종 의서류에서 뽑아낸 구절들을 표제별 항목에 맞게 배열하는 바람에 마동석 팔뚝 못지 않은 덩치를 자랑한다. 

이런 분류식 백과사전이 살아남는 힘든 그 적절성이다.

다시 말해 얼마나 그 시대 감각에 맞게 분류를 잘하고 그마다 요긴한 정보를 수록했는지가 생명력을 결정한다. 
 

걸레가 됐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동의보감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그것이 서양의학이 도입되기 전까지 동아시아 각국에서 성전처럼 군림한 까닭이다. 

저 분류를 오려붙이기 혹은 요샛말로 표절이라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공자가 술이부작述而不作을 제창한 이래 내가 필요한 정보의 적취的取와 그 적절한 배열은 동아시아 학문을 지배하는 제일 원칙이었다. 

서울 강서구립 허준박물관(관장 김충배)이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기념해 마련하는 “동의보감, 조선에서 세계로” 특별전은 바로 동의보감이 지닌 파괴력 중에서도 국제성을 착목한다. 
 

류서는 거의 본능적으로 거질이다.

 
왜 저것이 한반도를 뛰어넘고 동아시아를 박차고 세계로 진출했는지, 그 힘을 들여다 보는 동시에 그 구체적 양상을 점검하고자 한다.

물론 내가 말하는 이런 거창한 논리를 저 강요백수 겨우 면한 신참 관장 춘배가 제대로 료해了解할 수는 없다.

물론 이번 특별전 개최를 전하는 그네들 보도자료에 다음 구절, 곧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의 보물 동의보감이 어떤 이유로 세계의 보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되었는지, 그 핵심가치가 무엇인지를 추적하고 현대에서도 여전히 그 쓰임이 활발한 모습을 조명한다. 또 광해군 대에 만들어지고 인쇄된 과정을 보여주어 동의보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는 대목이 있기는 하지만, 뭐 제대로 료해한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액면 대로 믿을 수는 없다.

왜? 내가 관장 같아도 저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전하는 허준박물관 보도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이거니와

김충배 허준박물관 관장은 “부임 후 두 달 간 동의보감과 허준을 공부하고 나서 열렬한 허준 팬이 되었다”고 하면서 “직접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동의보감의 가치를 보여주는 편안한 전시로 국민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는 전시 개최 소감을 밝혔다.

결국 이는 무엇인가? 벼락치기 공부를 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암튼 그래서 본래 혁명은 변방에서 하는 법이다. 큰 일은 암것도 모르다가 뭔가 커다란 발견이나 한양 하는 사람들 몫이다. 

그래서 마침내 동의보감 특별전이라는 걸 급조했다. 

이 소식을 접하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은 기이하게도 동의보감 관련 특별전이라 할 만한 자리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내 기억에 착란이 있어 15년 전 저 무렵 저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에 관련 기관들에서 관련 전시를 급조해낸 적은 있지마는, 이번 특별전이 표방하는 저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발로한 기획전은 없었다. (있다 해도 없다 해라. 내 가오 상한다.) 

그래 맞다. 동의보감이 세계적 명성이 있다 했는데, 도대체 어느 정도였는가는 서지학도를 중심으로 하는 판본 연구 말고는 없었다.

이번 전시는 그런 연구를 토대로 그것을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춘배가 큰 일을 했다고 본다. 
 

이게 아마 그 목판인듯

 
이를 위해 이 자리에는 동의보감 완성 직후 그것을 목활자로 찍어낸 초간본(허준박물관 소장)과 그 인출에 사용한 실물 목판도 내놓는다. 

아이고, 쓸데 없는 얘기하는 바람에 너무 길어졌다.

이 특별전 소식은 내 전직 공장 김예나 기자가 상세히 전한 게 있으니 그걸로 갈음한다. 
 
구암 허준이 완성한 의학 표준…동양의학 필독서 된 '동의보감'
송고시간 2024-03-22 09:00 
허준박물관,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 기념 특별전 선보여
 

구암 허준이 완성한 의학 표준…동양의학 필독서 된 '동의보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허준은 의방(醫方·의술)을 책으로 엮으라는 명을 받들고 몇 년 동안 자료를 수집했는데, 심지어는 유배되어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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