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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안갯길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종소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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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205)


대구 도동서원 다람재



소상팔경 일곱째 안개 속 절 저녁 종소리(瀟湘八景 其七 煙寺晚鍾)


[宋] 덕홍 스님(釋德洪) / 김영문 選譯評


담담한 안개 저녁 덮으며

황혼 속에 피어오르고


드문 종소리 은은하게

먼 마을을 건너가네


시내 걸친 외나무다리

사람 자취 고요하고


당간 깃발 펄럭이며

산발치에 꽂혀있네


輕煙罩暮上黃昏, 殷殷疏鍾度遠村. 略彴橫溪人跡靜, 幡竿縹緲插山根. 


우리나라에도 팔경(八景)이 있다. 관동팔경(關東八景), 단양팔경(丹陽八景), 계룡팔경(鷄龍八景) 등 각 지역마다 명승지 여덟 곳을 선정하여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 팔경의 원조는 물론 중국의 「소상팔경」이다. 역대로 문인과 화가들은 중국 호남성 상강(湘江) 상류 소강(瀟江)에서 그 하류 동정호 일대에 이르는 여덟 곳을 「소상팔경」으로 꼽아왔다. 북송 심괄(沈括)은 『몽계필담(夢溪筆談)』에서 당시 화가 송적(宋迪)의 그림 여덟 폭을 언급하며 그것을 ‘팔경(八景)’이라고 불렀다. 또 북송 초기 서화비평가 곽약허(郭若虛)의 『도화견문지(圖畫見聞志)』에는 송나라 앞 시대인 오대 화가 황전(黃筌)의 「소상팔경」이 전해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황전의 「소상팔경」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소상팔경」은 송적의 그림 제목(畫題)에서 온 것이다. 다음과 같다. ‘소상강의 밤비(瀟湘夜雨)’, ‘평평한 백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平沙落雁)’, ‘안개 속 절 저녁 종소리(煙寺晩鍾)’, ‘산 속 저자의 푸른 기운(山市晴嵐)’, ‘강 하늘에 내리는 저녁 눈(江天暮雪)’, ‘먼 포구로 돌아오는 돛배(遠浦歸帆)’, ‘동정호의 가을 달(洞庭秋月)’, ‘어촌에 비낀 석양(漁村夕照)’. 말하자면 본래 그림 제목(畫題)이었던 「소상팔경」은 송대를 거치면서 시의 소재로 확대되었고, 이후 문인화의 전형으로 인식되면서 수많은 화가와 시인의 창작욕을 자극했다. 「소상팔경」의 특징을 보면 흥미롭게도 거의 저녁이나 밤경치와 관련되어 있고, 여기에 파노라마와 같은 드넓고 아득한 전경 즉 심괄이 적절하게 평가한 ‘평원산수(平遠山水)’의 경관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청각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은 ‘연사만종(煙寺晩鍾)’이 유일하다. 특히 가을 저녁 단풍 물든 산길 모퉁이에서 듣는 절집의 만종(晩鍾) 소리는 영혼의 밑바닥을 울리며 삼세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침중하고 창망하다.(그림출처: 秦国健焦墨山水的博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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