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 체코 보헤미안 유리전 출품작을 보면 주류가 16세기 이래 현대에 이르는 유리공예품이다. 한데 그 색감을 보면 알록달록 화톳장 보는 기분이라 갖은 교태 부리는 평양기생 같기만 하다.
동시대 한반도 사정을 보면 이런 알록달록 요소는 극히 일부 계층에 국한한다. 더구나 장장 반세기를 군림한 영조는 이 알록달록을 사치와 등치하고 그것을 억제했다. 백자가 지금은 칭송받는지 모르나 실은 돈이 적게 든다.
이 알록달록 문화라 하면 불교를 빼놓을 수 없다. 장엄莊嚴이라 해서 불교는 화려찬란 삐까번쩍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다. 하지만 불교는 조선 중기를 넘기면서 종래의 주도적인 지위를 내려놓고 산중으로 밀려난다.
알록달록은 그 시대 경제와 밀접하다. 그것은 필연으로 여타 산업의 비약적인 증대를 이루거나 그것의 징표다. 한데 동시대 동양 삼국을 비교해도 유독 조선만 무미건조한 백자가 알록달록과 쟁투하여 마침내 최종 승리를 구가하기에 이른다.
일본을 우습게 보나 경제수준은 에도기만 해도 조선은 한참이나 뒤진 후진국이다. 나는 삼국시대도 마찬가지였다고 본다.
내재적 발전론, 자본주의 맹아론? 나는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경제생산성은 알록달록이 극성에 다다른 통일기 신라나 고려에 견주어서도 내재적 발전이 이뤄지고 자본주의를 향한 싹을 튀우기 시작했다는 조선 후기는 퇴보다.
맬서스가 대표하는 인구 증가율을 한반도에 대입해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 인구가 늘어났을 거라는 막연한 통념, 나는 거부한다.(이 단문은 2015년 2월 11일 내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당시 국박 특별전을 보고 감발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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