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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애신각라씨는 신라와 전혀 무관한가

by 초야잠필 202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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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신각라씨는 누구더라? 미스터트롯? 그 진행자 분과 많이 닮으심

 

애신각라씨愛新覺羅氏가 청나라 황실의 국성으로 

이 성에 신라라는 한자를 조각내어 들어가 있어, 

이는 신라를 사랑하고 기억하라는 뜻이다, 라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이는 그런 뜻과는 무관하며 사실 각라란 만주어로 피붙이, 종족이라는 뜻이며 

아이신은 금이다. 이는 신라 어쩌고와는 무관한 작명이다 라는 주장도 있다. 

아마 그럴 것이다. 성을 한자로 표기할 때는 당연히 음차했을 것이고, 

음차한 이상 원래의 뜻은 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데 문제는, 

음차할 때 과연 그 한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왜 하필 그런 한자를 택하는가 하는 것이 

이는 음차다, 라는 말과 과연 병립할 수 없는 주장인가 하는 문제가 있겠다. 

예를 들어 보자. 

신라라는 나라 이름은 분명히 그냥 나온 것이 아니고, 

그 이전 사로국을 뭔가 더 폼나는 한자로 끌어다 쓰면서 나온 이름일 것이다. 

이 역시 일종의 음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애초에 신라라는 한자 자체와는 무관한 뜻에서 나왔을 터, 

그런데 이 신라라는 이름을 왕에게 올리면서 삼국사기에는, 

四年, 冬十月, 羣臣上言, “始祖創業已來, 國名未定, 或稱斯羅, 或稱斯盧, 或言新羅. 臣等以爲新者德業日新, 羅者網羅四方之義, 則其爲國號宜矣. 又觀自古有國家者, 皆稱帝稱王. 自我始祖立國, 至今二十二丗, 伹稱方言, 未正尊號, 今羣臣一意, 謹上號新羅國王.” 王從之.

이렇게 이야기하여, 

신라는 덕업일신 망라사방이라, 시경에나 나올 만한 폼나는 구절을 만들어 멋들어지게 나라 이름을 풀이하여 

왕에게 그 이름을 바치고 있다.

이때 신라는 사로국과 같은 음에서 나오는 음차로 덕업일신 망라사방과는 애초에 무관하지만

당시 신라라는 이름을 이렇게 풀이하여 왕에게 바친 것은 다름 아닌 신라인들 자신이었다는 말이다. 

필자는 애신각라가 신라를 사랑하고 기억하라는 뜻이 아니고 금의 종족이라는 말의 음차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부정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이 음차 과정에서 애신각라라는 한자를 굳이 신라라는 한자를 택한 것은 음차를 했다는 주장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병립 가능한 사건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신라를 사랑하고 기억하라면 애각신라이지 왜 애신각라인가, 

이런 말도 할 필요 없다. 

그렇게 친다면 신라는 왜 덕업일신 망라사방이겠는가? 

애초에 이런 말은 전부 문자 놀음이라 이렇게 파자하여 쓴 이야기를 굳이 고문 문법을 들어 부정하는 것도 무리스런 일이라 하겠다. 

결론은, 

애신각라가 신라를 기억하고 사랑하라는 말인지 아닌지 필자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음차라고 하는 것과 이 한자를 굳이 이렇게 골랐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이야기로 

음차라고한들 한자로 신라를 굳이 골랐다는 그 깊은 뜻이 있다고 한다면 양자는 전혀 서로 간섭할 수 없는 별개의 일이다, 

그 뜻이다. 

애신각라를 음차한 것과 

애신각라가 신라를 사랑하고 기억하라는 뜻이다라는 주장은

둘 다 병립할 수 있는 주장으로 어느 한쪽 주장이 맞으면 다른 쪽은 자동적으로 부정되는 관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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