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9.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전시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유물의 특징을 찾아 보는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대부분 토수, 용두, 기와편 등 당시 회암사 건물을 이뤘던 부분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유물을 보면서 거꾸로 당시 회암사를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 그 중 익살스럽게 생긴 유물들도 있어 캐릭터화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이미 문화상품으로 개발해 뮤지엄샵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내용은 사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여기도 박물관 이름이 조금 깁니다.
나 : ‘양주시립’ 꼭 들어가야만 했니?
양주시립 : 웅!!
박물관 티켓에는 ‘회암사지박물관’ 이라고만 적혀 있네요. 이게 익숙하긴 합니다.
삼대화상(三大和尙)이라 불리는 지공선사, 나옹선사, 무학대사입니다. 회암사 건립과 중창에 지대한 연관이 있는 분들이고, 지금 회암사지터 위쪽으로 세 분의 부도가 있습니다.
박물관 방문하신다면 이 분들의 부도까지 꼭 보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박물관을 못보신다면 여기는 꼭 가시길! 사실 회암사지와 부도 자체가 지붕없는 박물관이니깐요.
용두는 용의 머리 모양의 장식기와 입니다.
혀바닥을 헤~~~ 내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다시 봐도 참 익살스럽게 생겼습니다.
토수는 건물 지붕의 네 모서리에 씌웠던 장식기와입니다. 지붕끼리 만나는 부분에 위치한 목재(사래)가 부식되지 않도록 내부가 비어 있는 사각뿔 형태로 만들어 끼웠습니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내밀고 있는 모습니 보이시나요?
금탁은 건물 추녀 끝에 매달았던 작은 종 모양의 금속 장식으로 ‘풍탁(風鐸)’, ‘풍령(風鈴)’이라고도 합니다.
겉면에 금탁을 만들 때 시주한 사람을 새겨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1394년 무학대사, 태조 이성계, 신덕왕후 강씨, 의안대군 이방석이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캬! 참여 멤버 클라스가 다른 잘과 차원이 다릅니다.
멀리서 봐도 뭔가 남다른 포스가 느껴집니다.
가까이에 가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잡상은 궁전이나 전각의 지붕 위 네 귀에 여러 가지 신상(神像)을 새겨 얹는 장식 기와를 말합니다.
잡상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 있는 것 처럼 생동감이 넘칩니다.
회암사의 잡상은 조선후기에는 확인되지 않는 형태로 이보다 이른 시기에 만들어 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종류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같이 전시를 보던 아이가 이 잡상을 보더니 ‘유니콘’을 닮았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뿔로 볼 수도 있겠네요.
저랑 어린이 둘다 ‘말’ 닮았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저는 물고기? 도롱뇽? 하며 갸웃 했는데, 어린 친구는 ‘카멜레온’이라고 하더군요.
그래! 그러고보니, 카멜레온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위 선각왕사비 탁본은 1997년 산불로 훼손되기 이전 비의 원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아주 귀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회암사의 유물을 보면 흙으로 빚은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캐릭터가 강하고 인상이 강한 문양들도 참 많습니다. 숨음그림 찾기 하듯 문양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측에서는 이 점을 놓치지 않고 문화상품으로 만들었는데, 가벼운 팬시용품이라 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한 가득... 구매했습니다. 하하하.
혹자는 너무 1차원적인 문화상품 개발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저는 '회암사'라는 무거운 주제로 이런 대중적인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습니다. 캐릭터도 꽤 탄탄하고, 문구류가 실용적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대중적인 가벼운 문화상품이 있으면 또 고급 버전의 문화상품은 개발하면 되니깐요.
솔직히 박물관 자체는 많은 기대를 갖고 방문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시 자체도 평범한 느낌이었습니다. '회암사'라는 명성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회암사지 출토 메인 유물은 국립박물관에 귀속되어 복제품으로 전시 할 수 밖에 없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유물 하나하나의 특징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기 위해 정직하게 전시하였고, 무엇보다도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전시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유적지와 어우러진 이 공간 자체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더불어 전시도 보고 있었습니다.
박물관 전시를 보고 계속 이런 생각들이 머리에 둥둥 떠다닙니다.
아무리 좋은 전시를 해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박물관의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이 박물관에 오게 하려면 '좋은 전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다른 '즐길 거리', '편의 시설'도 같이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까지가 큐레이터의 기획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긴 글 읽어 주셔 감사합니다.
***연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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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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