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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연기대상식과 함께 맞이하는 2019년 새해

by taeshik.kim 2019.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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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9-01-01 01:51 기근에 선택지 좁았던 3사 연기대상, 이변 없음(이정현)

2. 2019-01-01 01:37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김선아, SBS 연기대상(이도연)

3. 2019-01-01 01:33 '아빠' 유동근-'남편' 김명민, 2018년 KBS 연기대상(이정현) 


기사 송고시간과 송고기사 제목, 그리고 괄호안은 작성기자 이름이다. 이정현 이도연은 우리 공장 문화부 방송 담당이라, 간밤을 깠다고 보면 대과가 없다. 


2018 sbs 연기대상


어제는 2018년 마지막날이라, 다들 일찍 끝내고 퇴근하라 했지만, 유독 방송팀만 저리되고 말았으니, 저들 기사가 말하는 저런 일정들이 항용 기다리며, 이번 연말 역시 예외가 아닌 까닭이라, 두 친구가 어김없이 고생했다. 


나야 저 시간대에 깨어있기야 하면야, 그러고선 저들이 작성한 기사를 훑어 송고키 하나만 꼴랑 누르면 되지만, 저들이야 고되게도 저 연기대상을 첨부터 막판까지 죽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지켜볼 뿐인가? 메모를 해야 한다. 누가 어떤 상을 받아가는지, 죽 적어나가가다가 막판 대상을 기다리고, 그에 더해 그 대상 수상자의 수상 소감이 빠질 수 없으니, 그것을 정리해야 하거니와, 2~3번 기사에도 어김없이 대상 수상자들인 감우성과 김선아, 유등근과 김명민 네 사람 수상 소감이 들어갔다.   


성격 비스무리한 두 방송사 행사가 겹친 까닭에 방송팀 둘이서 각각 방송 하나씩 전담키로 한 모양이라, 그 전날밤에는 이미 MBC가 먼처 연기대상 시상식을 했으니, 오늘 새벽까지 3대 지방파 방송 연기대상이 다 끝났으니, 새벽 1시 51분발 '기근에 선택지 좁았던 3사 연기대상, 이변 없음'이라는 이정현 기자 기사는 그것을 분석 결산한 해설박스에 해당한다. 


2018 kbs 연기대상



간밤 시침이 자정을 때릴 무렵이면 이 집은 시끌벅적하다. 맨날맨날 얼굴 보는 식구끼리, 무슨 그리 요란한지, 마누라랑 장모님이 유별나서, 새해 소원을 빌곤 하거니와, 나야 그런 모습에 빙그레 웃고 만다. 그 시간이면 또, 전화기가 요란스레 울리니, 이제는 따로 사는 피붙이끼리 새해 덕담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 시간이면 마누라가 김천에다가도 전화를 때리는데, "어머님,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구요....." 한바탕 소란이 일고 나면, 그 다음 타자로 아들놈으로 넘어가, 이번엔 아들놈이 다시 그 할매한테 뭐라 뭐라 "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블라블라하고, 그러고선 나한테도 전화기를 넘기는데, 나야 전연 이런 감질맛 나는 삶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라, 퉁명스레 몇 마디 하고 만다. 


보통 엄마야 초저녁에 주무시거니와, 간밤에도 이 양반 자가 전화 소리 듣고 깨지 않았나 하는데, 어이한 셈인지 그 시간에 깨어있더라. 뭐 하시던 중이냐 여쭸더니, "연기대상 본다" 하는 거 아닌가? 막 웃고 말았다. 


새해랍시고 무에 유별나겠는가? 365일 중 하루일 뿐이요, 그것이 우연히 그 첫날일 뿐이거니와, 이를 단위로 삼는 년年이라는 분절도실은 편의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분절을 위한 절대의 조건은 '순환의 발견'이거니와, 패턴이 일정 기간마다 되풀이한다는 발견이야 무수한 인간 경험의 소산일 것이로대, 그것이 하필 1월1일이요, 12월31일인 까닭은 어디까지나 편의에 지나지 않는다. 


2018 kbs 연기대상식장의 배우 서효림.



해가 그렇고 달이 그렇고, 하루가 그렇다. 하지만 순환하다 보니, 그 순환을 헤아릴 필요가 생겼고, 그리하여 그 순환을 배반하는 새로운 시간 관념이 등장하거니와, 연호가 그렇고 서기가 그렇고 이슬람력이 그러하며, 단군조선을 기점으로 하는 단기가 생겨나고, 석가모니 탄생을 기점으로 삼는 불기도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순환에 대한 배반이라, 오직 직선주로만 있을 뿐이며, 더구나 후퇴는 없다. 순환은 어쩌면 후퇴이기도 하지만, 연호에서 불기에 이르는 저 시간은 오직 전진만 있을 뿐이다. 


내가 이승에 누린 해가 어느 해에는 반세기를 찍더니, 이젠 훌쩍훌쩍 환갑을 향해 달려간다. 더디기만 한 순환이 이제는 4기통 6기통 전면 발화한 추진력으로 맹렬히 앞으로만 돌진한다.  


감우성-김선아, 유동근-김명민을 양날개로 삼은 2019년이 나한테는 개막했다. 새해엔 건강하고 복 많이 받고, 소망하는 모든 걸 이루는 한 해 되라는 말 많이 듣고, 나 역시 그렇게 말하지만, 누구나 안다. 그렇지 않을 것임을 누구나 안다. 


그런 인사를 들은 그해에 무수한 상실이 있었고, 아픔이 있었고, 삼재도 있어 별의별 꼴 겪은 해도 있었다. 이제 겨우 6시간여 지난 작년도 마찬가지라, 그런 무수한 아픔으로 점철한 한 해였거니와, 올해 역시도 그러한 순간들이 구토치듯 할 것이다. 


살아보니 생은 고통苦痛이고, 고해苦海더라. 석가모니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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