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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책 낸 다른 공장 기자를 축하하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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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공장이 다른 이경희 중앙일보 기자가 근자 그 자신으론 두 번째 단행본 《좋은 책은 혼자 읽지 않는다》(이랑)를 냈다.

내친 김에 옆동네 허윤희 조선일보 기자를 불러내 출간 기념 조촐 점심 겸 초간단 망년회를 했다. 

이동 동선 고려해 광화문 복판 파이내스빌딩으로 장소를 정하고, 식당은 허 기자더러 고르라니 중국점 싱카이를 지목한다.





수송동 공장을 나서 그 어중간 교보문고를 들러 두 권을 사곤 앉자마자 던지며 사인하라 윽박하니, "글씨도 못 쓰는데..." 하면서 대가리 긁적긁적 뭐라 쓰지 한참을 고민하더니 "츤데레 김태식" 운운하는 말을 쓴다.


너희 츤데레 츤데레 하는데 무슨 뜻이냐? 뭐라뭐라 장황히 설명하는데, 암튼 좋은 말인 듯하다. 침발라 침발라인 줄 알았다. 



기념촬영하자 하며 꼬드긴다.

"이거이 다 책 홍보요 선전이다. 책 팔아무야지. 때론 노이즈 마케팅도 필요하데이."

허씨 조것은 언제나 이 오빠랑은 사진을 안 찍는다 앙탈이다. 뭐 사진 자체를 아주 싫어하더만. 접때부터 계속 압박한다.

"니도 책 내레이. 쪽팔리데이" 

그랬더니 이번에는 좀 위험신호 감지한 듯 대뜸 묻기를 "뭘로 쓰지요?" 하면서 자답하기를 "일본 연수생활 갖고 하나 쓸까요?" 해서, "그래 그거이 좋겠다" 짱구쳤다. 

앙탈하며 한사코 거부하는 대신 이 사진만 찍어 올리랜다.



몇 마디 더 했다. 둘 다 들으란 소리였다.

"책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사야 한다. 그것도 한 권이 아니라, 몇 권 사서 주변 사람들한테 선물해야 한다." 

"증정 전통은 없애야 할 폐습이다. 책을 사야 할 사람들이 정작 공짜로 받으려 하니 책 장사가 되겠느냐. 가까운 사람 열 명이서 두 권씩만 사도 스무 권이다."

"같은 서점에서 동시에 두 권 이상 사지 마라. 사재기로 분류해서 판매지수에 반영이 아예 안 되거나 한 권으로 될 것이다. 한 군데선 두권까지만 사라" 



저네들 공장에선 저 친구를 어찌 평하는진 모르겠다.

십년 정도 지켜본 듯 한데 참 좋은 기자다.

엄마로, 딸로, 마누라로, 또 다른 가장으로 그 바쁜 나날에서도 이리도 좋은 책을 냈으니, 내가 더욱 존경한다. 

모쪼록 이번 책이 대박 쳐서, 돈도 마이 벌어 나도 좀 얻어무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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