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의 생각을 써 본다.
연희전문이 3년이 아니라 4년 교육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유가 추정된 것이 있는데,
필자 생각으로는 연희전문이 대학 승격을 노리고 있었다는 설이 옳다고 본다.
왜냐-.
연희전문이 4년 교육을 택한 것은 조선교육령에 의한 것이다.
조선교육령에 의하면 전문학교는 3년 혹은 4년 교육을 한다고 되어 있다 하였다.
3년이건 4년이건 선택해서 할 수 있다는 이야긴데 이 경우 대개 3년 교육을 택했다.
수업 연한이 짧을수록 빈궁한 조선에서는 많은 지원자가 올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앞에서 쓴 것처럼 전문학교는 의대를 제외하면 거의 3년제였고 의대는 전문학교이건 경성제대 본과이건 간에 모두 4년 제였다.
일본에서는 1919년 대학령 발효 이후 전문학교가 대학으로 많이 승격했다.
연희전문도 당연히 그 소식을 들었을 것이고 이 기회에 대학으로 승격을 기획했을 것이다.
이것은 민간에 있었다는 민립대학 설립운동과는 또 다른 시도일 것인데,
문제는 연희전문의 경우 전문학교에서 대학으로 승격하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으로 승격하면 지원자격은 고등학교에 준하는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다시 말해 조선의 경우,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전문학교와 고등공업, 고등상업 등 학교이다.
일본처럼 고등학교가 많은 상황이면 별 문제가 안되는데, 연희전문이나 보성전문이 대학으로 승격해 버리면 고등학교가 없는 조선에서는 조선인이 대학으로 많이 진학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인정자 자체가 적은 탓이다.
따라서 연희전문으로서는 대학으로 승격될 때, 연희전문 산하에 예과를 두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연희전문 산하에 예과를 두어야 본과로 조선인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학이 예과와 본과를 두게 되면 비 의대의 경우 5년이다 (예과 2년 본과 3년).
의대의 경우라면 6년이고 (예과 2년 본과 4년).
연희전문으로서는 4년 교육을 유지함으로써 장차 연희전문이 대학으로 승격되었을 때, 예과를 대학 안에 설치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해 두자고 생각했을 법하다.
연희전문의 경우, 단순히 대학승격이 목표가 아니라 예과를 대학안에 두는 상황을 설정하고 그 때문에 4년제 교육을 유지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대학승격은 멀지 않은 장래에 가능해진다고 생각했을 법한데, 결국 해방될 때까지 승격되지 못했다.
P.S.1) 사실 단순히 전문학교를 본과로 승격할 생각이라면 4년제로 할 이유가 없다. 전문학교도 3년, 대학 본과도 3년이기 때문이다. 교육 연한을 늘려 놓은 것은 예과를 만들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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