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만큼 재밌는 봉준호 어록…유머 가득 촌철살인 화법
송고시간 | 2020-01-08 16:11
자신은 낮추고 공은 주변으로…美언론과 SNS서도 수상 소감 등 회자
이번 골든글로브어워즈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먹고
문화계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나아가 국제사회를 들었다놨다 하는 인물들이 있는데, 이를 우리는 문화계를 기반으로 각종 발설을 일삼는다는 점에서 문화 뉴스메이커 cultural news maker라고 이름할 만하다고 보거니와, 비근한 예로 방탄소년단과 펭수, 그리고 이 인물, 봉준호를 들 만하다 하겠다.
박근혜 시대에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었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더 기지개를 켜게 된 봉준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 한 편이 2019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그 대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획득함으로써, 일대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니, 이를 즈음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시받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6년 '옥자' 활영 현장에서는 봉준호
저 큰 상을 거머쥐고서 이후 각종 크고작은 영화제 시상식을 독식하다시피한 '기생충'은 그런 행진에 더욱 가속페달을 밟아 마침내 그제 미국 골든글로브어워즈 Golden Globe Awards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사에서는 또 하나 역사를 써내려갔으니, 그 수상 소감에서 "1인치"를 운운함으로써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발언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것이 아카데미상, 일명 오스카상으로 알려진 그 영화제에 대한 발언인 바, 그와 관련한 언급이 우리 공장 저 기사에서는 다음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매체 '벌처'와 인터뷰에서 한 '오스카상' 관련 발언은 '명언'으로 꼽힌다. '지난 20년간 한국 영화 영향력이 커졌음에도 한 번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질문에 봉 감독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별로 큰일은 아니다. 오스카상은 국제영화제가 아니다. 그저 '로컬(지역영화제)'일 뿐이다"라고 쿨하게 답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사실과 미국 중심 사고방식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오스카 함 무 보자!
봉준호라고 왜 상을 받고 싶지 않겠는가? 칸영화제를 품은 그가 왜 오스카상에 욕심이 없겠는가? 하지만 알려졌다시피 콧대높은 미국 헐리우드 중심인 이 상은 외국 영화에 대해서는 그만큼 인색하기 짝이 없었으니,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저처럼 유머를 섞어가며, 그러면서도 촌철살인과도 같은 비판을 얹어 뱉은 것이다.
오스카상은 국제영화제가 아닌 촌동네 영화제일 뿐이라는 저 말이 나는 주최 측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동하리라 본다. 그것은 문호를 열라는 협박에 다름 아니라고 보는 까닭이다. 다만, 저 말이 진짜 오스카상 중심부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저 발언이 더욱 더 인구人口에 회자膾炙해야 한다고 본다. 언뜻 들으면 웃음이 나오는데, 속내엔 바늘이 숨은 저런 발언이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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