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국립중앙박물관이 문화재청이랑 꾸며서 그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한 보물 납시었네 특별전 출품작 중 완당 대련이다.
이걸 2018년 4월 20일, 문화재청은 보물 1979호로 지정하면서 이름하기를 김정희 필 차호호공 金正喜筆且呼好共 이라 했거니와
앞대가리 두 글자씩 딴 이런 명명법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영 맘에 들지는 않는다.
이거이 간송문화재단 소유인지 아니면 간송 후손 개인인지 내가 즉각 확인은 하지 못하거니와
이번 특별전에는 재단 소장품으로 소개한 것으로 기억한다.
암튼 저 문장을 정서하면
且呼明月成三友 차호명월성삼우 / 잠시 밝은 달 불러 나랑 세 벗이 되고
好共梅花住一山 호공매화주일산 / 좋아서 매화와 함께 같은 산에 산다네
라는 말이다.
이태백 월하독작月下獨酌을 보면 내가 달밤에 혼자 술을 마시며 휘청이니 나랑 그림자랑 그리고 달 셋이란 이미지가 보이어니와 그것을 차용했고 그 대구도 어딘가시 빌려왔을 터 지금 머리에 잡히진 않는다.
첫 구 옆을 보면 작은 네 글씨가 보이니
仁兄印定 인형인정 이라, 인형께서 바로잡아 주시라
는 말이어니와
사진 앞부분 잘린 걸 보완하면
桐人仁兄印定 동인인형인정 이라 동인 인형께서..블라블라
다.
이 대구에서도 작은 글씨가 발견되니
阮堂作蜀隸法 완당작촉예법..완당이 촉의 예법으로 쓰다
는 말이다.
桐人 동인 이 누군지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印定 인정은 도장 찍듯 내가 옳은지 그런지 판정해 달란 뜻이요,
蜀隸法 촉예법 이란 촉나라 시대 비석에 새긴 예서체를 말한다.
삼국 중에서도 굳이 촉蜀을 선택한 이유가 정통론과 관계있지 않나 한다.
이번 특별전을 준비한 선생이 각 대련에서 한 글자씩 주목해 달라는데 첫 구의
明
두번째 구
花
가 그것이라
전자가 우는 얼굴
후자가 웃는 얼굴이란다.
그러고 보니 이모티콘 같다. 추사의 해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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