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고고학 전공자가 아니며 연구를 하다 보니 어쩌다 고고학을 섭렵하게 되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는 분야의 언급은 극히 피하려 한다.
물론 사석에서야 얼마든지 이야기 할수 있겠지만 논문이나 학술발표 등에서는 공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리저리 여러가지 분야 연구자 분들과 함께 일을 하다보니 접한 일도 많고 목격한 이야기들도 있어 그냥 묵혀두기에는 아까운 부분도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비망기 형식으로 여기 적어둔다.
최근 고고학 역사학 논문을 보면 요서지역 청동기문화 일부를 고조선과 관련짓는 주장이 꽤 있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주장은 거의 할 수 없는 (이런 주장을 했다가는 소위 말하는 재야 사학이란 비판을 받을 정도로) 분위기였다고 기억하는데 요즘은 상당수 학자가 이런 주장을 하고 특히 젊은 소장학자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강한 것 같다.
물론 다른 입장에 선 분들도 여전히 계시겠지만 2000년대와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소리이다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요서지역 청동기문화를 고조선으로 해석하면 바로 재야사학 취급을 받는게 일반적이었다고 기억한다).
국외자-문외한 입장에서 보자면, 현재 요서지역 청동기문화을 고조선과 연관짓는 내용 상당부분은 2000년대 초반에 지금은 인하대에 교수로 재직 중인 복기대 박사가 처음 주장한 부분이 많았던 것이 아니었나 한다.
이 분은 요서지역 청동기문화를 고조선과 연결해 해석하는 작업을 2000년대 초반 이미 하고 있었고 필자는 이 작업을 상당기간 옆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그 주장에 동의하는 학계 반응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로서는 워낙 통설과 다른 결의 주장이었기에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당시 복기대 박사가 소개한 요서지역 청동기문화에 관한 주장은 이제 상당 부분 우리학계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실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시 복기대 박사가 지목한 요서지역 청동기 문화를 고조선과 관련지어 해석되는 경우가 분명히 늘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요서지방 청동기문화 연구 前史로서 복기대 박사의 당시 작업은 우리사회에서 분명히 기억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앞에도 썼지만 나는 이 분야 문외한이므로 이 이상 의견을 더 피력할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다만 당시 그가 한 주장의 선구자적 가치가 생각보다 빨리 망각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곳에 비망기 형식을 빌어 약간의 글을 남겨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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