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파일을 보니, 2012년 11월 20일이었다.
당시 석성산 정상에 있다는 “석성산 봉수”를 찾아 처음으로 석성산에 올랐던 것 같다.
정상석이 있는 곳을 보니 유물이 돌아다니고, 잘 다듬은 석재로 쌓은 석축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드랬다.
사진을 보면 이미 성돌을 빼서 벤치 지지대로 쓰거나, 나무 뿌리 주변에 둘러 놓는 등 훼손이 많이 됐었다. 그렇지만 암반을 따라 성벽 라인이 살아 있었다.
초짜 학예사였던 당시에는 이 석재들과 석렬이 성벽인줄 몰랐다.
나의 목적은 오로지 봉수였으니, 성벽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후에 이곳은 데크로 덮어 버려서 깔끔한 정상이 되었지만, 더이상 이 아래 성벽을 볼 수가 없다.
(나중에 데크 교체 공사가 이뤄진다면, 그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성벽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조금만 일찍 알았으면 데크 공사 하기 전에 조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후에도 계속 석성산성 조사기회를 엿보던 중에, 작년에 드디어 이 옆으로 연결되는 성벽구간 일부를 발굴할 수 있었다.
비록 부분적이지만 석성산성의 현황과 조사 필요성 등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올해는 전체 정밀지표조사를 다시 하는 중이다.
성벽을 눈 앞에 두고도 성벽인줄 몰랐던 시절이 있었는데, 시간이 어느 새 1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내 관심과 노력 끝에 석성산성도 주목받을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유적을 찾아서 발굴, 조사, 지정까지 만들어 가는 과정이 지자체 학예연구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일 뿐, 그것 외에 다른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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