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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록새록 여행 이야기

[우즈베키스탄] (2)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by cecil-rok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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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3 - [새록새록 여행 이야기] - [우즈베키스탄] (1)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우즈베키스탄]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1)

타슈켄트 행이 정해지자마자 우선, 가성비 괜찮은 숙소부터 찾았다. 타슈켄트에는 롯데시티호텔이 있다.(한국의 그 롯데시티호텔이다.) 건물은 옛날 건물을 개조한 것인데, 예전에는 타슈켄트

historylibrary.net



*미리 짚어두자면, 이 글은 학술적 논고가 아니므로, 공개된 수준의 정보들에 의지해 단초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어서 적는 글)

이렇게 대문짝만한 장식과 함께 적힌 크기와 위치로 봤을 때,
누가 몰래 새긴 건 아닌 듯 했다. 

그렇다면 일본 정부는 이 내용을 알고 있을까?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https://www.mofa.go.jp/erp/ca_c/uz/page3e_000402.html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i) 아베 총리 내외는 현지시각 (*작성자 주 : 2015년 10월 26일)  오후 5시 1분부터 40분간 알리셰르 나보이 오페라·발레극장을 방문해 추모 콘서트에 참석했다.

극장에서는 아베 총리 내외가 무라토프 극장 감독의 환영을 받았다. 무라토프 감독의 안내와 함께, 아베 총리 내외는 극장 건립에 일본 시민이 참여했다는 명판을 관람하고 극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ii) 알리셰르 나보이 오페라 및 발레 극장은 1,500석을 수용하며 1947년에 완공되었다. 타슈켄트에 억류된 일본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건설에 참여했다.

1966년 타슈켄트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인근 건물이 모두 무너졌지만 이 극장은 무너지지 않은 것은, 일본 시민의 견실한 노동을 칭송하게 한다.

When a large earthquake struck Tashkent in 1966, all the buildings in the vicinity collapsed but the theatre did not, a fact that extols the soundness of the Japanese citizens' work. 

(해당 자료의 일본어 원문)


イ. ナボイ劇場は1947年に完成した1500名収容の劇場ですが,第二次大戦後、タシケントに抑留された日本人が建設に従事され、1966年のタシケント大地震の際には、周りの建物が全て倒壊した中、同劇場は倒壊しなかったとして日本人の仕事の確かさが讃えられています。




이 내용은 나보이 극장 벽에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이 실마리를 토대로 여행 사이트들의 후기를 살펴 보니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에게 꼭 설명되는 내용이라고 한다.




근데 뜬금없이 일본인들이 이곳에 왜 와서 건물을 지었을까?

역시 아베 총리의 발언문에서 연관된 내용을 찾을 수 있었는데..


https://japan.kantei.go.jp/97_abe/actions/201510/25article1.html 일본 총리실 홈페이지


(의역)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의 양국 관계는 존중과 감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은 나보이극장을 건설한 일본군 수용자들에 대한 존경심과 매일매일 일본군 수용자들의 묘지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수감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며 멋진 극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일본의 시민으로서 저는 이들 옛 일본 억류자들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들은 안타깝게도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나라에서 여생을 보내셨는데, 오랫동안 그들의 묘지를 지켜봐 주신 우즈베키스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2015년 10월 25일 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포럼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




요약하면,

제2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 극동 지역의 일부 일본인이 구 소련 내륙으로 강제이송되었고

그 중 일부가 이 극장을 지었는데,

일본인들은 '지진이 나도 무너지지 않은' 이 건물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며칠 전 일본이 '히로시마 원폭의 시각적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록 신청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일본은 이미 유사한 시기의 기록물인 '마이즈루 항으로의 귀환 – 일본인 억류 및 송환에 관한 문서 Return to Maizuru Port—Documents Related to the Internment and Repatriation Experiences of Japanese (1945-1956)' 를 2015년(이 해는 '메이지 산업혁명-일명 군함도 유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해이기도 하다) 에 세계기록유산에 등록한 바 있는데, 

일본측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일본 제국이 패망했을 당시 약 600,000~800,000명으로 추산되는 일본 군인과 민간인들이 소비에트연방사회주의공화국(USSR)의 강제노동수용소에 억류되어 있었다...

이 자료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여 일본제국이 패망하면서 옛 일본 식민지 또는 일본이 점령하거나 지배했던 지역에 살던 일본인들이 겪어야 했던 형용하기 어려운 역경에 관한 사료들이다. 

특히, 이 자료들은 소비에트연방사회주의공화국의 동부 지역,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에 억류되었던 일본 군인과 민간인들이 겪은 곤경과 일본으로의 귀환이 성사되기까지의 어려움과 고통스러웠던 귀국 과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앞뒤 생략)>

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히로시마, 마이즈루, 그리고 타슈켄트.

식상한 표현이지만 세상은 넓은 듯 하면서도 좁고,

동조든 비판이든 하기 위해선 아직 알아야 할 것이 많구나.

간만에 예전 사진 폴더를 들춰보면서, 좀 더 많이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나보이 극장을 지은 사람 중에 한국인은 없었을까? .. 모를 일이다.

그리고 자기네는 '강제'라는 단어를 썼으면서, 왜 우리에겐 솔직하지 못한지.




붙임 1 : 이것 말고도 일본인 포로들이 지었다고 하는 건물이 중앙아시아에 몇 개 전해지는데, 아베 총리는 같은 해 카자흐스탄 방문시 알마티의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Science Academy) 건물에 대해 언급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소재 국립과학아카데미



붙임 2. : 당초 안내판에는 '일본인 포로'로 되어 있었으나 '우즈베키스탄은 일본과 전쟁하지 않았고 우즈베키스탄이 일본인을 포로로 잡은 적도 없으므로 포로라는 단어가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안내판을 수정해서 재 부착했다는 글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었으나, 아직 당시 원래 안내판을 확인하지 못한 바, 부기만 해 둔다.

참고로, 2015년 아베 총리 발언문에는 detainees(억류자들)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나보이 극장 벽면에는 citizens(시민들) 라고 적혀 있다. 

(劇場裏手の記念プレートには以前ウズベク語とロシア語、英語で「日本人捕虜が建てたものである」と書かれていた。これをみた独立後大統領に就任したカリモフ大統領は「ウズベクは日本と戦争をしたことがないし、ウズベクが日本人を捕虜にしたこともない」と指摘し、「捕虜」と使うのはふさわしくないと1996年に新たなプレートに作り変えられた。「1945年から1946年にかけて極東から強制移送された数百名の日本国民が、このアリシェル・ナヴォーイ名称劇場の建設に参加し、その完成に貢献した。」とウズベク語、日本語、英語、ロシア語の順に刻まれ、これを見た日本人の多くはこの史実を知り涙している。https://navoi.nobuhiko-shima.com/navoiopera.html)


붙임 3. : 우즈베키스탄 여행 사이트에, 나보이 극장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수리(재건? reconstructed)를 거쳤고, 2015년 일본 총리가 참석하여 오프닝 세레모니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
https://www.turkestantravel.com/en/sights/bolshoi-opera-and-ballet-theatre-alisher-navoi/ 



* 궁금한건 못 참고 이런 조사거리에 잘 낚이는 K 대학교 H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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