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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성벽 인골 발굴 현장을 찾은 까닭은 이것이 과연 성벽 축조와 관련한 인신공희人身供犧인가를 내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발굴 양상이 혹여 무덤일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므로 보통 무덤에서 보이는 묘광墓壙의 흔적이 있다면 무덤 위에다가 성벽을 축조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인신공희 설은 물건너가고 만다.
이 점을 경주문화재연구소 조사원들도 매우 주의깊게 살폈다 하며 실제 내가 현장에서 관찰한 바로도 성벽 축조 일환으로 인신을 공희한 것은 분명하다.
이 시신 두 구는 성벽 아랫단 소위 부엽층敷葉層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매장행위임에 분명한 이상 동시대 무덤 매장 방식과 궤를 형성한다.
첫째 머리 방향이 북동쪽이란 점이다.
둘째 묘광 같은 굴광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매장패턴을 따라 시신 주변에선 토기류 등의 부장 양상이 분명히 보인다.
셋째 시신은 둘다 하늘을 향해 누웠다.
요컨대 이 시신은 성벽축조 일환으로 성벽 붕괴 방지 등을 위해 고의로 돼지머리 대신 바친 공양물이다. (2017. 5. 19)
***
저 현장을 찾은 저 무렵 나는 기자 정지상태였다.
그러고 보면 해직시절 현장은 현직시절보다 훨씬 더 많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이런 나를 누군가는 그 시절 페북 기자라 했다. 썩 틀린 말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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