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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사당에서 [蜀先主廟 촉선주묘]
유우석(劉禹錫. 772~842)
天地英雄氣 천지에 영웅의 기개 있어
千秋尙凜然 천년 흘러 여전히 늠름하네
勢分三足鼎 형세는 나뉘어 세발솥 되어
業復五銖錢 공업은 오수전을 회복했네
得相能開國 재상 얻어 나라 열었건만
生兒不象賢 못난 자식 어짐 닮지 않았네
淒涼蜀故妓 처량한 촉나라 옛 무녀들은
來舞魏宮前 위나라 궁전에서 춤추었네
촉을 개창한 유비 사당에 들렀을 적에 그에 감발한 바를 저와 같은 시로 읊었으니
그 사당에 들어서니, 漢 왕실 재건을 표방하며 촉을 창건한 유비의 기개가 살아있는 듯
하지만 곰곰 생각하니, 그 창건주 유비가 재갈량이라는 훌륭한 재상을 얻어 그런 대로 잘 다스리기는 했지만
못난 아들 유선이 대권을 이어받아 사직을 말아먹고 말았으니,
그 결과 나라가 망하고 포로가 된 촉나라 궁전 무녀들이 이제는 위나라 궁전에 잡혀가서 그들의 환락을 위해 춤을 추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한탄한다.
역사를 통틀어 이렇지 아니한 일이 있었던가? 망하면 서러운 법이다. 더구나 망국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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