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중신重臣이 나이 칠십을 넘으면 퇴직을 신청하게 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임금이 기다렸다는 듯 사직 처리해 버리면 가오가 상하는지라 거개 처음에는 반려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마련이라
그래도 나이는 들었으니 그동안 수고했으니 앞으로도 잔소리하지 말고 가끔 조정에 나와서 후배들 밥이나 사라 해서 지팡이랑 의자를 선물로 내리게 되는데, 이 세트를 보통 궤장几杖이라 한다.
그렇게 받은 의자 지팡이 실제로 사용했겠는가? 임금님께서 내려주신 것이라며 금지옥엽 대개는 집안 사당에다 쿡 쳐박아두고는 가보라 해서 전하기 마련이다.
그리 받은 안석이 수천 점 수만 점일 텐데 그럴 듯한 세트 모양으로 현전하는 것으로는 경기도박물관이 그 집안에서 기증받은 이경석 할배 오직 한 건이라는 점이 신통방통할 뿐이다.
이 건은 여러 번 소개했으니 그걸로 갈음하고 오늘은 조선 현종 9년(1668) 11월, 이경석이 임금님한테서 문제의 의자 지팡이를 하사받는 장면을 담은 조선시대 회화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이 그림도 저 집안에서 한꺼번에 기증받은 것으로 경기도박 상설전시실에는 의자 지팽이랑 같이 전시 중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놓치는 수가 많다.
이 그림에 대한 안내판 설명은 아래와 같다.
의자와 지팡이를 하사받는 의례 장면 宴會圖帖
Paintings of the Ceremony Commemorating the Royal Gift, an Honorary Chair and a Cane
조선 1668년
전주이씨 이용우 기증
보물 제930호
복제
중추부사 이경석(1595~1671)이 현종으로부터 의자와 지팡이를 하사받는 절차를 그린 화첩이다.
왕의 교서와 지팡이를 전달하는 절차를 세 장면으로 나누어 그림으로 담았다. 지금 펼쳐진 그림은 의식을 마치고 연화를 거행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의자와 지팡이를 그림의 중앙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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