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한상 대전대 교수가 전화를 주어 주소를 물었으니, 아마도 책을 냈다 보다 했으니, 그제 남영동으로 귀가하니 이 책이 와 있다. 제대로 본문은 펼치지 못하고 서문과 목차 정도만 훑었으니, 요새는 오래 책을 붙잡지 못해 언제쯤 이를 통독할까 하는 두려움은 없지는 않으나, 우선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 소개하고자 한다.
살피니 이번 책 《신라의 성장 과정과 복식 사여 체제》(서경문화사)가 고고학도로 주로 신라사에 천착하는 저자한테는 6번째 정도 단행본이 아닌가 하거니와, 서문을 읽다가 느닷없이 내 이름이 보여서 맥락을 살피니 《황금의 나라 신라》(2004, 김영사) 출간에 얽힌 기억을 끄집어낸 것이 아닌가?
그 서문은 서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고고학 여정을 간략히 정리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교유를 간략히 정리한 감사의 말에 가까운 것이었으니, 저 나이쯤 되면 보통 저런 자리를 빌려 저와 같은 학적 여정을 간략히 정리하는 일을 흔히 보게 되거니와, 이에서 이 교수 역시 예외가 없어, 아마 이런 기회를 빌려 이 참에 회고록 저본 같은 간략한 원고로 쓰지 않았겠는가 하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 왜 하필 그에다가 《황금의 나라 신라》 출간 이야기를 하며 김태식이라는 이름을 적었을까 잠깐 생각하니, 저자로서는 첫 단행본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느 것이건 처음은 기억에 각인하기 마련이라, 사랑 중에서도 첫사랑은 무덤까지 안고가는 법이다.
저 책 얘기가 나온 김에 저 책이 나로서는 한편으로는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으니, 내가 저자의 원고를 다듬고 출판사까지 섭외했다는 말이 보이지만, 그 전체를 내가 온전히 손본 것이 아니라 절반 정도만 나로서는 내 주어진 능력을 발휘한답시고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였지만 나머지 절반 이후는 내가 당시 에너지 고갈로 그러지 못했다는 고백을 이 자리에서 해둔다.
저자가 말하는 사여체제란 고고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위세품 프레스티지 굿즈 prestige goods 를 고리로 삼는 중앙권력과 지방권력간 권력 분배 체제를 말하는 것일 터인데, 그런 체제로 복식을 주목한 것이 이번 단행본이 아닌가 한다.
복식服飾이라 하면 흔히 옷가지를 떠올리겠지만, 그것을 포함한 장식 전반을 말하거니와 신분이나 지위를 드러내거나 그를 통해 그것을 보장하는 시각적 상징을 지닌 일체를 말할 것이어니와, 목차를 살피니 역시나 그가 의욕적으로 해명에 매달리는 관冠 귀걸이 허리띠 신발까지 포함한다.
본문을 정독하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우선 이런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의 고고학 연구가 어떤지는 이미 정평이 났으므로 기타는 잡설은 우수마발일 듯해서 일독을 권한다. 314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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