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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서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김지하 시인이 2022년 5월 8일에 영면에 들었다고 한다.
[2보] '타는 목마름으로' 시인 김지하 별세…향년 81세
송고시간2022-05-08 18:13
https://www.yna.co.kr/view/AKR20220508047000005?section=culture/all&site=major_news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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