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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선생이 이규보가 읊은 바느질 시를 보며 잊어먹기 전에 차기箚記를 겸해 적어둔다.
저 바느질이라는 말 말이다.
바늘로 하는 놀이 혹은 행위를 일컫는 말인데, 문자 그대로는 바늘을 통한 옷수선을 말한다.
하지만 바느질은 그 본래하는 의미를 박차고 일어나, 바늘에서 유래하는 행위 전반, 곧 꼭 바늘이 아니라 해도 바늘이 수행하는 옷 수선 전반을 의미하는 뜻으로 발전했으니
그것을 인신引伸이라 한다.
이 인신이라는 말은 동사이아 한자문화권에서는 특히 사전이 필두하는 소학小學에서 자주 보이는 말로 의미 영역 확장을 말한다.
단, 인신에도 바운더리가 있기 마련이라, 그 원초적 의미는 지닌 채 퍼져간다. 같은 소리 같은 글자인데 전연 다른 뜻이라면 이건 실은 계통이 달라서 전연 별개하는 소리 혹은 문자가 있다가 어느 시점에 하나로 통합한 데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가차假借 혹은 통가通假다.
인신과 가차는 구별해야 한다.
저 인신이 곧 자전의 탄생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는데, 한 단어가 여러 의미로 쓰이는 발판 혹은 과정이 곧 인신이며, 사전은 그 인신하는 폭을 지정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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