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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인절미 삼키기보다 쉬운 왕조 교체, 웃대가리 하나 따는 걸로

by taeshik.kim 202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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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dinand II of Aragon and ISABELLA I of Castille. 둘이 한 살림 차림으로써 두 왕국은 실상 합병했다. 물론 법적인 합병은 훨씬 나중에 이뤄졌지만 말이다. 국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럽 중세 혹은 근세사를 보면 왕가 합병은 흔했다. 그 왕가 상속권자가 다른 왕국 상속권자와 결혼하면서 왕국 자체가 합병했다. 지금 우리 눈으로 보면 기가 찰 일이다.

이런 왕국은 통째로 집어삼키기가 아주 쉬워 웃대가리 하나만 치면 된다. 우리 역사라고 안 그랬을것 같은가?

고구려 백제 대가리 한명 따니 신라에 합병되고 신라 머리 하나 따는 순간 왕조가 순식간에 고려로 바뀌었다.

고려 역시 머리 한 명 따는 걸로 느닷없이 왕조가 조선으로 바뀌었다. 

카스티야와 아라곤 두 왕국은 두 군주가 결혼함으로써 실상 하나의 왕국이 되었다.


조선을 계승했다는 대한제국은 어떤가? 이 역시 황제 머리 하나 따는 걸로 각중에 왕조가 교체되어 대일본제국에 편입됐다.

지금은?

대통령 한 명 딴다 해서 국가가 바뀌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대통령이 어느 나라에 볼모가 된다 해서 우리가 그 나라에 복속되지는 않는다.

그 순간 우리는 대통령을 버리면 되니깐.

 

허울 뿐인 황제 고종. 이때는 폼새로 보아 퇴위하고 난 뒤인 듯하다. 황제국가를 지향한 대한제국은 실은 집어삼키기기가 인절미보다 나았다. 머리 하나만 따면 되었으므로.


말하노라.

대한제국처럼 모든 권력을 황제 한 명이 독점한 나라가 실은 합방하기 가장 좋은 나라다. 

황제 한 명만 틀면 되므로.

(2015. 8. 15)

 
***

주권재민이 허울뿐인 구호라 해도, 그것을 내세운 국민국가 nation state는 그만큼 망하기가 어렵다. 주권자인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까닭이다.

군주가 전권을 틀어쥔 국가에서 국민으로 권력이 이동한 일은 그만큼 의미가 깊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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