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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일본의 새 연호 영화(令和) 뿌리가 만엽집?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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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190401079851073?section=culture/scholarship

 

日, 중국 고전에 없는 첫 연호 '레이와(令和)' 쓴다(종합) | 연합뉴스

日, 중국 고전에 없는 첫 연호 '레이와(令和)' 쓴다(종합), 박세진기자, 국제뉴스 (송고시간 2019-04-01 13:00)

www.yna.co.kr

 

일본이 아키히토 천황이 물러나고 그의 장자 나루히토가 즉위하는 5월 1일을 기해 평성(平成, 헤이세이)라는 연호를 버리고 '영화(令和, 레이와)로 새로운 원호(元號)를 확정했다고 일본 정부가 오늘 발표했으니, 

 

저에 의하면 이 령화라는 말은 고대 일본 시가집 만엽집(萬葉集, 만요슈)에 나오는 말로서, "일본이 서기 7세기에 연호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한 것은 처음"이라 했거니와, 나는 도무지 령화라는 저 말이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한 처음이라는 대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令和라는 말은 令하고 和하다는 두 형용사 합성어인 바, 저 말이 어찌하여 만엽집에서 굳이 유래했다 하는가? 

 

令도 좋다는 뜻이요, 和도 좋다는 뜻이라, 곧 令和는 굳이 우리말로 옮기면 "좋고 좋을씨고"다. 그런 까닭에 저 말이 굳이 일본 고전에서 나오는 말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왜 일본 정부는 저 말이 만엽집에서 유래했다고 하는가? 

 

그것은 저 말을 끄집어 낸 뿌리가 《만엽집(萬葉集)》 권 제5 매화가 32수 병서(梅花歌卅二首並序) 중에서도 그 서문에 나온다 해서 그리 주장한 것인 바, 봄날을 맞아 화창하게 핀 매화를 소재로 한 연작시 32수에는 이 노래를 언제 누가 어찌한 사연으로 짓게 되었느지를 밝힌 서문이 있거니와, 그 서문에 바로 저 말이 보이는 까닭이다. 

 

그 서문을 보면 “於時初春令月, 氣淑風和”라 한 바, 이 말은 "때는 초봄 좋은 달이라, (천지) 기운은 맑고 바람을 조화롭다"는 의미거니와, 간단히 말해 긴 겨울이 끝나고 시작하는 봄 그 첫 달이라 날씨도 좋고 바람도 살랑살랑 분다는 뜻이다. 이 계절에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으니, 그런 풍광을 배경으로 잔치판 벌이면서 시를 주고받은 것이다. 

 

이건 볼짝없이 태백 이백이 노래한 춘야연도리원(春夜宴桃李園)와 맥락을 같이하는 일본판 봄놀이다. 

 

 

서문에 의하면 연회장은 太宰帥大伴이라는 고관대작 집이다. 때튼 천평天平 2年(730) 정월正月 13일이다. 이날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때는 초봄 좋은 달이라 기운이 맑고 바람조차 살랑살랑"했던 것이다. 

 

저 매화가 서문에 보이는 “於時初春令月, 氣淑風和”라는 말, 혹은 그 비슷한 표현은 항용 봄날을 표현할 때 자주 본다. 그 직접 조상으로 볼 만한 것으로는 동한(東漢) 시대 문단을 호령한 장형(張衡)이라는 사람의 《귀전부(歸田賦)》라는 작품을 봐도 당장 그에서 이르기를

 

“於是仲春月,時氣清。”

 

라 했거니와, 실은 《만엽집》 매화가 서문에 보이는 “於時初春月, 氣淑風”와 같다 봐도 대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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